“이것들이 삼성전자 미래 먹거리” 이재용 회장의 원픽은? [비즈360]

2022. 10. 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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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 분야 ‘미래 초격차 투자’ 지속할 듯
5G넘어 6G 비전 제시…‘제2 반도체’ 키울 듯
바이오 사업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자 지속
지난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왼쪽에서 두번째) 회장의 모습. (왼쪽부터)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미래 먹거리 발굴 보폭이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등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투자 역시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지난 5월 삼성은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등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반도체 부문의 투자가 주목된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미래 초격차’ 달성을 위한 이재용 회장의 도전이 주목된단 분석이다. 이 회장은 ‘메모리 성공 DNA’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등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분야에 이식해 2030년에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지난 2019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당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더 큰 시장과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이 회장의 ‘위기감과 고민이 담긴 결단’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TSMC뿐 아니라, 인텔, 엔비디아, 퀄컴 등과 경쟁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이 회장은 내달 중순 방한하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인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와 만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ASML은 반도체 첨단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생산하는 곳으로,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선단 공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EUV 장비가 필요하다. 특히 2025년 2나노 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하이(High) NA’ EUV가 필수적인 장비로 거론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TSMC, 인텔 모두 해당 장비 발주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피터 베닝크 CEO와 만남을 통해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대외에 내비칠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5G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을 주도해 왔다. 6G 시대 역시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5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도록 ▷전담조직 구성 ▷연구개발 ▷영업·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진두지휘하며 직접 챙겼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3G 이동통신이 대중화되고 4G 서비스가 시작된 2011년부터 일찌감치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조직’ 신설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후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에 분산돼 있던 통신기술 연구 조직을 통합해 5G 사업을 전담하는 ‘차세대 사업팀’으로 조직을 키우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 확대를 지원하는 등 5G 통신기술 연구개발에 힘을 보탰다.

이 회장은 2019년 1월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주문을 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7월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이재용(왼쪽에서 세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1월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서, 통신과 백신 비슷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다” 며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고 6G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장기적 안목으로 첨단 통신장비 중장기 투자를 챙기면서, 이동통신 사업이 ‘반도체 신화’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의 ‘플래그십 사업’으로 성장할 가능성 역시 대두된다.

바이오 사업 역시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주력 투자 분야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바이오 사업을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꾸준히 거론하며 집중 육성 계획을 전했다.

삼성은 지난 2010년 바이오를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CDMO와 바이오시밀러를 양대 축으로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사업을 위해 설립됐으며, 허허벌판의 갯벌 인천 송도에서 직원 30명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듬해에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인천 송도 매립지에 1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며, 최근 4공장 완공으로 사업 시작 10년 만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독보적 1위로 올라섰다. 바이오로직스는 사업 초기 제1공장 건설 현장에 글로벌 바이오 기업의 담당자들을 초청해 첫 위탁생산 계약을 성사시켰는데, 이제는 글로벌 톱 제약사 20곳 중 12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은 공격적인 투자와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사업을 계속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과 관련해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4공장에 이어 5, 6공장 건설에 나서는 한편, 생산 기술과 역량을 고도화해 압도적 글로벌 1위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바이오시밀러 분야도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글로벌 수준으로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삼성은 최근 바이오젠이 보유했던 바이오에피스 지분 전체를 인수해 개발·임상·허가·상업화 등 바이오 연구개발(R&D) 역량을 내재화 했다. 업계에선 “삼성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 산업 생태계 활성화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향후에도 삼성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 ▷이를 통한 삼성의 미래 성장산업 선점 ▷압도적인 제조 기술력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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