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제품'을 보장하라 북한의 육아법

문정실 작가 2022. 10. 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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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요즘 TV에서 육아 관련 프로그램 자주 볼 수 있죠? 유익한 정보도 있고 한편에선 과잉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최근 육아라는 말이 전례 없이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얼마 전에는 육아법도 새로 제정했다는데요. 어떤 이유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육아를 하든 안 하든 TV에 아이들이 나오면 자동으로 좀 보게 되잖아요. 북한에서도 육아 프로그램 많이 보셨나요?

◀ 최경옥 ▶

육아 프로그램 중에 제가 가장 좀 봤던 것은 그 수재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그때는 애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우리 애도 좀 저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좀 봤던 것 같습니다. 남한에서는 크게는 잘 안 봤던 거 같아요. 애 보고 이제 저렇게 영재들이 나한테 와서 봐라 그러면 어쩌라고 이런 식이라서 별로 즐겨보지 않은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처음 들었을 땐 이게 무슨 말인가 했었는데 맘고리즘이라고 해서 육아 맘들끼리만 통하는 말도 있더라고요.

◀ 차미연 앵커 ▶

그러게요

◀ 김필국 앵커 ▶

독박 육아, 또 라떼 파파, 피딩족 뭐 이렇게 육아 관련 신조어도 많죠.

◀ 차미연 앵커 ▶

최근 북한에서도 이 육아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이 우리가 흔히 육아하면 생각하는 그것과 북한에서 말하는 육아 조금 다르다고요?

◀ 김필국 앵커 ▶

네 육아법도 새로 만들었는데요. 북한이 강조하는 육아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화면 보시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육아법을 채택함에 대하여》가 전원찬성으로 채택됐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올해 초 2월에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전원 찬성으로 육아법을 채택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TV는 육아법에 대해 사랑의 육아법이라고 강조합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숭고한 후대 사랑 속에 세상에 유일무이한 사랑의 육아법도 태어남…"

◀ 차미연 앵커 ▶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시잖아요. 북한에 계실 때는 어땠나요? 북한에 계실 때도 이 육아라는 말은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 최경옥 ▶

사실 북한에 있을 때는 육아라는 말은 별로 못 들어봤고요. 그냥 보육, 교양 뭐 이런 말을 들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육아라는 말을 하니까 아 북한도 저런 말을 쓰니 그게 좀 새로웠고요. 사실 제가 초등학교 교사다 보니까 이제 아침에 출근하거나 퇴근할 때 유치원 쪽을 지나가는데 그때 어린 유치원생들이 부른 노래가 있어요.

◀ 최경옥 ▶

꽃과자 우유도 맘껏 먹으며 날마다 예방치료 검진받지요. 마지막 부분에 가서 세상에서 으뜸가는 보육 교양법 참말 좋아요 노래 불러요 이렇게 노래 부르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지금 노래하는 거죠?

◀ 최경옥 ▶

네. 아 제가 그때 진짜 20여 년, 20~30년 전에 들은 노래인데 하도 애들이 많이 불러서. 저도 애를 키우는 입장이니까 '아 저런 법이 나왔네?' 그때는 어린이 보육교양법이 있었는데 지금 육아법이 나왔다니까 되게 신기하네요.

◀ 김수경 ▶

어린이보육교양법은 1976년에 만들어졌거든요. 일단 기본적으로 모든 어린이를 혁명의 주체로 키우자라고 하면서 어린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탁아소라든가 유치원 같은 것 잘 만들어야 하는지 또 여성이 양육의 의무에서 해방돼서 노동자로 일할 수 있게끔 해야 된다라는 여러 가지 국가적인 의무를 규정한 법이 이미 1976년에 어린이 교양법으로 만들어져 있었고요. 이번에 제정된 육아법 같은 경우에는 그것의 부속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내용이 여러 부분 일치하는 부분이 많고요. 어떻게 어린이들을 잘 키우기 위한 국가적 의무를 실행해야 되는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법 이름이 육아법, 좀 독특한데요. 그 내용이 궁금합니다.

◀ 김필국 앵커 ▶

구체적인 법조문을 보면 국가는 어린이 영양 식품의 생산 및 공급 체계를 세우고 모든 어린이들에게 젖제품을 비롯한 영양 식품을 무상으로 정상적으로 공급하며 가장 훌륭한 양육 조건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 최경옥 ▶

여기서 말하는 젖가루는 분유를 젖가루라고 하구요. 그리고 암가루는 우리 대한민국 엄마들이 먹이는 그 이유식, 콩우유 가루가 대한민국의 두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여기는 평양 어린이 식료품 공장입니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의 영양식품을 생산합니다.

"과연 어느 어머니가 자기 자식에게 1년 내내 우유를 먹이려고 고심하고 애를 태운 적이 있었습니까? 하루하루의 생산 실적이 당의 사랑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여기서 생산하는 제품들인데요. 이 공장에선 여러 축사에서 생산된 젖을 모아 유제품으로 가공해서 매일 공급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시험 생산한 젖가루(분유)를 맛보았는데 우리 맛과 색이 정말 잘 살아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미흡한 점이 무엇인가를 하나하나 지적해주셨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육아법의 핵심 내용이 어린이 정서 발달이나 교육 이런 내용이 아니라 영양 공급인 것 같습니다. 이유가 있겠죠?

◀ 김수경 ▶

김일성 주석 때부터 어린이 사랑을 굉장히 강조해 왔습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왕이다라고 하면서 전국의 소년궁전을 지어준 것도 김일성 주석 때의 일이거든요. 일단 고난의 행군 시기에 국가 배급 시스템이 무너지고 그렇다 보니까 취약계층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이 어린이들이 제대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서 북한의 미래 세대가 제대로 양성되지 않았잖아요. 미래 세대를 잘 키우고 인구 재생산을 위해서라도 어린이의 영향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 같고 어린이의 발육에 관련된 영양소를 공급하는 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최경옥 ▶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르는 경제난 시기에 사실 이런 이 보육교양법이 있었지만, 그 법이 제대로 잘 작동되지 않았고요, 그때 첫 아이가 태어나서 이제 여기 같으면 어린이집에 맡겨야 되는데 경제난 시기니까 제가 또 땔감도 가져야 되고 또 젖제품이 많지 않아서 모유 수유를 해야 되는데 쉬는 시간에 가장 긴 업간체조 시간에 막 탁아소에 뛰어가서 먹였던 점이 있고요. 그리고 또 이제 여기로 말하면 이유식이죠. 암죽을 먹여서 키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큰 애는 좀 또래 청년들에 비해서 약간 왜소한 것 같습니다. 영양이 제대로 안 보장된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북한 어린이 5명 중에 한 명 꼴로 발육 부진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육아 정책을 강조해 왔죠.

"우리 인민들과 학생들, 어린이들에게 여러 가지 질 좋은 소비품들과 학용품, 어린이 식료품들을 더 많이 차례지게 하여야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번 육아법도 그 육아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거죠?

◀ 김수경 ▶

그렇죠 어떤 혁명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는 미래 세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에게 적당한 영양을 잘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까 그런 차원에서 어떻게 국가가 무상으로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 공급을 보장할 것인가 그것을 아예 법제화해서 국가의 의무로 다시 한 번 확인한 게 육아법이라고 할 수가 있고요. 또 두 번째로는 여성들을 노동력으로 동원하려면 어린이를 잘 키워줄 수 있는 국가의 역량이 있어야 엄마들이 이제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나서 노동력으로 투입 수가 있다 보니까 이번에 육아법에 그러한 부분들을 강조한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법이라는 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잖아요. 북한이 육아법에서 강조한 내용들을 실천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습니다. 최근 북한 TV는 유제품에 해당하는 젖 제품 생산 등을 강조해오고 있습니다.

"계절조건에 알맞게 우량품종의 젖소사양관리와 젖제품 생산을 과학기술적으로 해나가고 있는 황해제철연합기업소의 후방부문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사리원시에서는 어린이에게 젖제품을 생산해 보내주기 위해 염소목장을 개건하고 기르기를 통이 크게 내밀고 있습니다."

"함경남도에서 새로운 젖가루생산설비들을 도안의 모든 시군들에 전면도입해 맛좋고 질좋은 젖제품을 정상적으로 생산 보장하고 있습니다."

◀ 김수경 ▶

실제로 육아법이 공포가 된 이후에 어떻게 북한의 각 지역의 시도별로 이런 유제품 생산 공장 같은 것들을 만들고 있는지 또 이걸 위해서 목장들을 대대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이런 구체적인 보도들이 나오는 걸로 봐서 전 국가적인 노력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이 육아법이 굉장히 구체적이에요. 그래서 꼭 이 젖 제품뿐만이 아니라 유치원을 지을 때는 어떤 곳에 지어야 한다, 바람이 잘 통하고 해가 잘 들고 어떻게 이런 제도들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이를 통해서 법적 실효성을 높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워낙 북한이 법이 잘 만들어져 있지만 이게 잘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거든요. 그런데 이번 육아법의 내용을 보면 아주 구체적으로 그 기준들을 마련함으로써 법이 잘 지켜지게끔 하는 데에 방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런 변화 법 제정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느낄까요?

◀ 최경옥 ▶

반가워하죠 대단히. 근데 좀 반신반의할 것 같습니다. 수도권, 수도 같은 경우는 수도 평양 같은 경우에는 이제 법이 내려오고 뭐 위에서 이제 방침 같은 게 내려오면 제대로 빨리빨리 집행되는데 약간 뭐 대한민국도 그렇긴 하겠지만 평양이랑 수도랑 지방의 차이가 꽤 있기 때문에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신반의할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이 변화나 노력이 실제 아동들의 삶이나 건강에 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어떤 노력들이 더 필요할까요?

◀ 최경옥 ▶

남한은 솔직히 말해서 제 월급 가지고도 뭐 어느 마트나 인터넷이나 다 살 수 있잖아요. 또 인터넷에 구체적으로 다 나와 있기 때문에 정말 모르는 거 없이 잘 키웠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북한은 이제 경제적으로도 어렵지만 국가적인 정상적인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게 좀 어려웠던 것 같고 북한 내 자체가 이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국제사회에서도 관심을 돌려서 소중한 아이들이 건강 증진을 위해서 영양 공급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수경 ▶

북한도 이제 아이를 적게 낳는단 말이죠. 비록 집이 좀 가난하고 힘들어도 아이를 적게 낳아서 잘 키워보자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아이 육아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국가에서 얼마나 이 아이들을 잘 보듬어주고 이 아이에게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서 노력하느냐가 그 민심에도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칠 것 같아요. 특히 아동은 가장 많은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취약계층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에서도 이 아동에 대한 것만은 최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고요. 또 국제사회도 아동에 대한 지원만큼은 열린 마음으로 많이 도와줘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동안 북한을 향해서 아동 기본권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많았는데요. 최근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어린이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북한도 많이 바뀌고 있는 듯한데요. 이런 변화의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21835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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