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에 포 쏘고 평양에선 골프대회
◀ 김필국 앵커 ▶
군사적 도발을 이어가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이 대내적으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의식주 문제와 인민 생활의 질 향상에도 주력하면서 경제와 민생에 중점을 두는 듯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과거 외화벌이에 사용되던 편의시설이나 관광명소를 찾는 주민들 모습도 요즘 북한 매체에 자주 등장한다는데요.
박철현 기자, 최근엔 골프대회 개최 소식도 나왔다죠?
◀ 기자 ▶
네, 지난주 이틀 동안 평양골프장에서 경기를 열었다는데요.
조선중앙통신은 영상과 함께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 리포트 ▶
가을 빛이 완연한 골프장에서 선수들이 힘껏 골프채를 휘두르기도 하고 긴장하며 퍼팅을 합니다.
어드레스 자세나 스윙 폼을 볼 때 프로 선수들처럼 보이진 않지만 저마다 즐겁게 골프를 치는데요.
공이 홀 컵에 들어가자 캐디와 함께 팔짝 뛰며 기뻐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참가자들 구성이 꽤 다양해 보이네요?
◀ 기자 ▶
기술 수준과 나이, 성별에 따라 4개 부류로 나눠 경기를 했다고 합니다.
치기회수 방식으로 진행됐다는데요.
총 타수를 계산해 적은 사람이 이기는 스트로크 방식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우승자에게는 상장과 함께 각각 32인치 텔레비젼이 지급됐습니다.
[전경희/대회 우승자] "애호가 경기에 참가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참가해서 이번에 1등은 했는데, 앞으로 좀 더 노력해서 보다 높은 성적으로 1등을 쟁취하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화면에 외국인은 보이지 않네요?
◀ 기자 ▶
북한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영국의 한 여행사가 주관하는 국제 골프대회를 열었었는데요.
이후 평양골프장이 리모델링에 들어가고, 또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한동안 대회를 열지 못했습니다.
그랬다가 작년 말부터 북한 골프협회 주관으로 애호가 대회를 열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시상식 뒷 배경에는 려명 골프여행사란 로고가 보이는데요.
이곳은 북한의 골프관광 전문 여행사로 국경봉쇄 이후인 2020년에도 북한 관광사이트에 홍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리광철/려명골프여행사(2020년 7월)] "우리 여행사에서는 중국의 많은 공사들과 연계를 맺고 골프 분야에서의 협조를 강화하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경을 연 정황이 없는 만큼 이번 대회는 북한 주민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 차미연 앵커 ▶
골프대회 뿐 아니라 유명 관광지를 조명하는 프로그램도 나왔죠?
◀ 기자 ▶
얼마 전 조선중앙TV는 땅 속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평안남도 개천시 송암동굴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20일] "지금 지하의 명승 송암동굴로는 각계층 근로자들과 청소년·학생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즐거운 휴식의 한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종유석과 돌기둥이 신비하게 펼쳐진 기이한 모습을 북한 주민들이 감상하는 모습도 보도됐는데요.
총 연장 2160 미터의 이 동굴은 북한의 국가천연기념물로 등록됐는데 인근에 관광객 숙소와 물놀이장 무도회장도 있다고 합니다.
북한 매체는 최근 이 밖에도 금강산이나 칠보산, 몽금포 등 주요 관광지를 잇따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해외 관광객을 받을 수도 없는데 북한이 이런 시설이나 명소를 집중 부각하는 이유는 뭐 때문일까요?
◀ 기자 ▶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특히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을 강조하며 주민을 위한 각종 시설을 만들었다고 선전하는데요.
승마장이나 물놀이장 온천 휴양지 등을 잇따라 만들어 선전하는 것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대북제재에도 문명화된 삶을 살고 있다, 최고 지도자는 인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지금은 국경이 봉쇄돼있지만 추후 개방됐을 때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철현 기자(78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21829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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