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독주체제 북한의 선택
◀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고 독주 체제를 구축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 차미연 앵커 ▶
미·중 갈등이 깊어질 거란 우려 속에 북한은 시 주석의 집권 3기 체제 구축을 대서특필하면서 참 유난스럽게도 친선을 강조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최근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이 중국을 지렛대로 삼아 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복잡하게 얽힌 북핵문제, 남북관계에서 예상되는 변화를 김세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3연임이 확정된 다음 날 북한 노동신문입니다.
1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축전과 장문의 사설을 시작으로 여섯 면짜리 신문의 절반인 세면에 중국 당 대회 소식을 담았습니다.
시진핑 총서기가 첫 집권한 2012년과 두번째 임기가 시작된 2017년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축전만 간단하게 게재됐던 것과 비교하면 북한이 시주석의 3연임에 얼마나 큰 의미를 부여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현재 북한이 의존하는 가장 중요한 국가가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 20차 대회에 대해서 북한이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중국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 아주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외부세계가 시진핑 장기집권과 강력한 1인체제 수립에 우려하는 것과 반대로 시주석의 3연임으로 중국이 더욱 힘차게 발전하게 됐다고 칭송했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24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역사적 과정을 추진하는 데서 획기적 이정표를 마련했습니다."
또 이례적으로 시주석의 연설문을 노동신문 4면 전면에 게재해 그의 사상과 노선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시주석이 최고지도부를 모두 자신의 사람들로 채우며 사실상 북한의 유일 영도체제와 유사한 지도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유사성과 정치외교적 밀착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 걸로 풀이됩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중국이 권위주의 1인 체제로 들어갈수록 더욱더 북한에 대한 지지와 지원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있죠. 서로 간의 체제에 동조가 커지는 것은 서로 간의 상호 협력의 가능성을 더 높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만 통일 방침을 천명하고 양안관계의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내용도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그대로 실렸습니다.
북한 매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나라의 특수 관계가 김정은-시진핑 체제에 들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고 자찬했습니다.
미-중 갈등과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군사적 갈등 속에서 양국 협조와 관계 강화를 거듭 강조한겁니다.
[조선중앙TV/10월 24일] "조중 두 당은 단결과 협조를 더욱 강화하면서 그 어떤 정세의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끄떡없이 사회주의를 핵으로 하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 발전을 힘 있게 견인하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대미 공동전선이랄까요, 여기에서 중국이 갖는 역할이 3연임 체계를 통해서 더 안정성을 갖는다, 이런 부분들이 아마 북한에게는 외교적으로 중요하게 잘 활용할 부분이기 때문에.."
때마침 지난 25일은 중공군의 6.25 전쟁 참전일이었습니다.
노동신문은 이날을 기념해 당시 중공군의 활동을 담은 사진과 기사를 실었고 당 지도부는 참전 중공군을 기리는 북중 우의탑에 헌화하며, 혈맹의 우의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25일] "제국주의 무력침공을 반대하는 성전에서 숭고한 국제주의적 의리와 무비의 희생성을 발휘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을 추모해서.."
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대놓고 과시하는 데는 시진핑 3기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 틈에서 양국관계가 더욱 긴요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중국에게 미국의 포위 압박전략에 맞서는 협력 세력이 되고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막아주는 방풍막이자 버팀목 역할을 하며 공동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는 겁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과거에 미중 관계가 좋았을 때는 중국이 미국의 대북 제재 요구에 협조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중국이 미국과 북한 문제로 협력할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이런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를 즐기고 있다고 볼 수 있겠고요.."
최근 북한의 도발은 점점 도를 높여 어제는 우리 군의 대규모 실기동 훈련 마지막 날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고, 지난 24일에는 우리 해군이 NLL을 침범한 북한 상선을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경고사격을 가했다는 이유로 사격이 금지된 해상완충구역에 방사포를 10여발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핵무기 사용을 법제화하고, 미군 증원병력과 미군기지, 남한 전후방 전역의 군지휘본부, 공항 항구 등 목표지역에 대한 타격 훈련을 공공연히 실시하는가 하면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정황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은 명백한 목표가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결국 최종적으로는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상태에서 미국과의 담판을 원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앞으로도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더 조성하는 그런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고.."
문제는 과거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벌일 때 대북 유엔 제재에 동참하며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대화를 유도했지만 이제는 중국에게 더이상 그런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 미국과 협조할 가능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북미 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모든 걸 미국 책임으로 전가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된 국제적 안보위기, 깊어지는 미중갈등 속에 시진핑 체제가 절대권력, 장기집권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을 든든한 지원군으로 삼아 긴장을 불사하며 미국과 담판을 벌이려는 김정은 체제의 계산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통일 전망대 김세로입니다.
김세로 기자(s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21827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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