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2인치 올레드 TV 만든 고객 데이터 개수가 무려…[비즈360]
조주완 CEO의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디지털전환’ 반영 작업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LG전자가 ‘거거익선’(TV 화면은 크면 클수록 좋다) TV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42인치 올레드 TV를 출시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34만개 이상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크기의 올레드 TV에 대한 시장 수요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간 회사는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 독일 등 10개 국가에서 최근 TV를 구매한 고객들이 남긴 후기를 수집하고 제품의 사용 이력을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자연스러운 컬러와 리얼한 블랙은 만족하지만, 스탠드 디자인 때문에 막상 책상 위에 설치하기 불편함”이라는 고객 후기를 ‘화질(긍정), 설치(부정)’ 항목으로 구분하고 화질 항목은 다시 ‘컬러’와 ‘명암비’로, 설치 항목은 ‘스탠드 형태’와 ‘설치 방식’ 등으로 세분화해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각각의 데이터를 긍정·부정으로 구분한 후, ‘긍정 비중’에서 ‘부정 비중’을 빼 TV를 사용하는 고객이 체감하는 기능별 순만족도를 수치로 도출했다. ‘보여주기식 스펙 경쟁’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실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기능을 넣기 위한 과정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회사는 전 세계 고객들이 남긴 13만개 이상의 후기를 34만개가 넘는 고객 데이터로 가공해냈다. 이전까지는 정성 평가에 불과하던 고객 후기를 정량적 데이터로 바꿔낸 것이다.
그 결과 LG전자는 42인치 올레드 TV에 대한 글로벌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42인치 올레드 TV는 48인치 이상 크기의 기존 올레드 TV와는 달리 책상 위에 설치할 때에도 벽에 붙일 수 있도록 새롭게 디자인한 스탠드를 설치했다. 또 통상 제품 뒤에 배치하던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포트 위치를 제품 옆으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시장 수요 증대가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42인치 올레드 TV 올해 출하량은 25만9000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재작년 출시돼 게이밍 TV로 주목받기 시작한 48인치 올레드 TV의 첫 해 출하량인 16만7000대와 비교하더라도 50% 이상 높은 수치다. 올해 42인치와 48인치를 합친 40인치대 올레드 TV 출하량은 133만 1900대 규모로 예상된다.
LG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40인치대 올레드 TV를 사용하는 고객 가운데 70% 이상이 HDMI 포트에 콘솔 게임기를 연결한다는 데이터에 주목했다. 그 결과 ‘LG 올레드 플렉스’를 새롭게 내놓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올레드 제품으로 고사양 게임을 즐기려는 수요가 기존 예상보다 더 크다는 점을 확인한 LG전자는 게이머들의 의견을 반영해 화면 위치·각도 조절이나 몰입감을 높여주는 커브드 디스플레이, 게이밍 전용 사용자경험디자인(UX)·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같은 특화 기능을 추가했다.
LG 올레드 플렉스는 시청 환경에 맞춰 화면을 자유롭게 구부렸다 펼 수 있는 가변형 TV다. 최대 900R(반지름 900㎜ 원이 휜 정도) 범위 내에서 총 20단계로 화면이 휘어지는 정도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일반 콘텐츠 시청 시에는 평평한 화면으로, 몰입감이 중요한 게이밍 환경에서는 원하는 만큼 곡률을 조절해 커브드 화면을 즐길 수 있어 올레드 TV와 게이밍 모니터의 장점을 두루 갖춘 제품이다. LG 올레드 플렉스는 출시 1주일 만에 LG전자 온라인브랜드샵에서 가장 많이 본 TV 제품 1위에 올랐다. 기존 1위 제품은 무선 이동식 스크린 LG 스탠바이미였다.
해외 유력 매체들도 42인치 올레드 에보의 게이밍 성능과 높은 활용성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의 테크매체 왓하이파이(What Hi-Fi?)는 42인치 올레드 TV를 최고 게이밍 TV이자 40~43인치 가운데 최고 TV로 선정했다. 네덜란드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도 이 제품에 5점 만점과 추천 제품 로고를 부여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디지털전환(데이터에 근거해 고객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의사결정을 하는 업무방식)’을 지속 강조한 점이 이번 신제품 개발에 영향을 미쳤단 분석도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의 숨은 니즈와 다양한 불편사항을 파악하고 제품 기획부터 구매, 사용, 사후관리까지 전 단계에서 나은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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