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마시던 술, 조선시대 명주도"…북한, 전통술 복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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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명맥이 끊겼던 전통주를 복원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새로운 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평양지국은 29일 "최근 수도에 자리 잡고 있는 대박산전통제품제작소에서 전통주의 하나인 이강고(梨薑膏) 제조 비방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여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이강고 양조기술을 국가비물질문화유산(남한의 무형문화재)으로 등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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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명맥이 끊겼던 전통주를 복원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새로운 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평양지국은 29일 "최근 수도에 자리 잡고 있는 대박산전통제품제작소에서 전통주의 하나인 이강고(梨薑膏) 제조 비방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여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강고는 남북이 오늘날까지 공유하는 대표적인 음식 문화다. 배(이·梨)와 생강(강·薑)을 고아내려 만들었다(膏)는 의미로 남한에서는 술 주(酒)를 써 '이강주'라고 부른다.
조선 시대부터 상류층에서 즐겨 마셨던 고급술로 전해지며 '동국세시기', '경도잡지' 등 다양한 문헌에서 그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이강주를 죽력고, 감홍로와 함께 조선 3대 명주로 꼽기도 했다.
대외선전매체 내나라는 "옛 명주들은 고조선 때부터 조선 봉건왕조 시기까지 이어지다가 일제의 군사적 강점 시기 민족문화말살 책동으로 하여 차츰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고 술 문화 단절 이유를 설명했다.
박경란 대박산전통제품제작소 소장은 조선신보에 "민족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옳게 계승 발전시키는 것은 국가의 정책"이라며 "민족의 뛰어난 슬기와 재능이 깃든 옛 명주인 이강고의 맛과 향기를 인민들에게 그대로 전할 수 있도록 수년 세월 피타는 탐구와 노력을 기울여 제조 비방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였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이강고 양조기술을 국가비물질문화유산(남한의 무형문화재)으로 등록한 바 있다.
북한이 복원을 추진하는 전통주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6년 국가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단군술'은 평양 아달산 샘물을 원료로 하며, 무려 기원전 고조선 시대 단군이 즐겨 마시던 술이라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실제로 반만년 전 레시피를 찾아냈을 가능성은 없지만 평양을 한반도 역사의 중심에 놓으려는 북한식 역사관의 일환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지점은 전통주 복원에 처음 앞장섰던 게 북한 당국이 아니라 평범한 주민들이라는 설명이다.
선전매체 내나라는 "역사의 이끼 속에 묻혀있던 민족의 옛 명주들, 이것을 되살린 주인공들은 평양시 평천구역에서 살고 있는 김원범, 황경숙 노인들"이라며 이들이 1990년대부터 '임원십육지', '고사십이집', '동국세시기' 등 문헌을 파고들어 옛 명주에 대한 자료를 발굴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이들은 전통적인 술 제조 비법과 현대술 제조기술을 배합하여 십여 년만인 2001년 평양문배술을, 그 후 연이어 감홍로·계당술·이강고의 제조비법을 발굴하였으며 2014년에는 단군술의 양조기술을 완성하였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 밖에도 다양한 주류를 개발하고 있다.
북한의 '국민 맥주'로 불리는 대동강맥주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았으며 평양맥주, 봉학맥주, 용성맥주 등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금강산에서 재배된 도토리로 만든 금강산술, 자강도 강계시 특산물인 들쭉을 활용한 들쭉술 등도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북한 지방 당국은 평양과 지방의 빈부격차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특산품을 개발·판매해 수익을 내는데 열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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