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의 '슈룹', 놀라운 상상력에 박수를 [안윤지의 돋보기]

안윤지 기자 2022. 10. 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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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안윤지 기자]
/사진제공=tvN '슈룹' 포스터
새로운 국모가 등장했다. 천방지축한 모습이 역사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낯설지만 놀라운 상상력이 엿보인다.

최근 방송 중인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다. 첫 방송부터 시청률 7.6%를 기록한 '슈룹'은 현재 10%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닐슨코리아 제공)

'슈룹'은 순 우리말로, '우산'의 옛말이다. 이는 세자(배인혁 분), 성남대군(문상민 분), 계성대군(유선호 분), 무안대군(윤상현 분), 일영대군(박하준 분)을 둔 중전 임화령(김혜수 분)의 태도를 내포하고 있다. 바로 비바람이 몰아쳐도 자신의 아들을 우산처럼 지켜내겠단 굳은 의지다. 휘몰아치는 전개와 독특한 인물 구성은 단숨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으며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앞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송 중단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조선 건국과 좀비 등 뿐만 아니라 중국풍 복식, 음식 등을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이후 방영 2회 만에 종영을 맞았다. 이후 한동안 퓨전 사극을 볼 수 없었으나 KBS 2TV '연모', SBS '홍천기' 등을 시작으로 다시 붐이 일었다. 해당 작품의 특징은 '가상 세계'다. 퓨전 사극이 아닌 가상 시대를 배경으로 둬 역사 왜곡 논란이 일어날 문제를 배제하고 간다는 의도였다. 가상 시대에서 꽃 피우던 청춘 사극은 좀 더 확장된 모습을 보였다.

배우 문상민, 김혜수, 유선호 /사진제공=CJENM 2022.10.07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슈룹'은 1회부터 배동 선발을 위한 강한 교육열을 보인다. 배동이란 '모실 배(陪), 아이 동(童)'으로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에서 필수적인 존재였다. 보통 3∼4세의 어린 나이에 혼자서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원자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선발한다. 조선 왕실은 주변 환경을 매우 중시했기 때문에 모든 말과 행동에 주의했다. 극 중에선 세자의 나이에 맞춰 연령대가 비교적 높다.

조선시대 왕실 교육 문제를 다루는 '슈룹'은 퓨전 사극 및 가상 시대를 다룬다는 말을 표방에 파격적인 묘사가 그려졌다. 중전인 임화령은 누구보다 빠르게 걷고 거친 언행을 사용한다. 또 후궁들과 격 없는 사이를 보인다. 서통 왕자인 의성군(강찬희 분)은 성남대군에게 "세자XX"라며 직접적인 욕을 쓰기도 한다. 극 중 '조선'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만큼, '슈룹'은 가상 시대와 거리가 멀며 일부분 역사를 왜곡하면 안된다는 시선이 존재했다. 하지만 앞선 중전의 태도 및 후궁과의 관계는 역사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화면 속 자막을 통해서도 문제가 존재했다. 화면 하단에 표시된 '물귀원주'(物歸原主)가 한자가 아닌 중국식 표기법인 간체자로 쓰였다. 이에 고증 오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진=tvN '슈룹' 영상 캡처
앞선 부분 때문에 '슈룹'을 향한 반응이 일부분 부정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려져선 안되는, 주목해야할 점이 많다. 사실 최근 드라마, 영화 등에서 여성 캐릭터가 다양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다양'이란 범주에 들어간 캐릭터가 당당하고 맞서 싸우는, 즉 걸크러쉬한 모습으로 일정하기 때문이다. 반면 '슈룹'의 임화령은 타 드라마 뿐만 아니라 사극 장르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인물이다. 열정적이면서도 냉정한 모습이 있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눈물을 삼키는 강인함을 보인다. 또 김혜수 만의 연기로 독특함을 더한다.

계성대군 캐릭터 또한 사극에선 드물었던 성소수자 캐릭터다. 그의 성정체성은 여성이나 남성으로 확답을 주진 않지만, 여장을 좋아하는 인물로서 성소수자의 마음을 대변하고자 한다. 앞으로 회차에서 어떤 식으로 등장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실에서도 성소수자들이 겪게 되는 일, 주변 시선 등을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 관계자는 "퓨전 사극을 논할 때는 역사 왜곡이라는 논란은 늘 따라붙었던 주제였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대체 역사 장르 제작이 굉장히 활발하고, 시청자들 역시 이를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작품의 다양성이 마련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은 유독 퓨전사극 속 대체 역사에 민감하다"라며 "중국과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한 논란이 큰 이유도 있지만, 결국 이러한 제한이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저지한다는 의견은 늘 제기되어 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등 인기를 끈 퓨전사극을 통해 해외에 우리의 과거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다는 점을 견지한다면, 퓨전사극이 한국 콘텐츠의 또다른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할 때"라고 평했다.

이처럼 '슈룹'은 현대 문제를 시대극으로 가져가 새롭게 풀어나가고자 했다. 또 조선시대 교육과 결환된 이야기가 신선한 전개를 보인다. 역사 고증은 단연 중요한 부분이며 시대상 중국풍을 가져오는 것 등은 예민하게 바라봐야 한다. 하지만 이것에 매몰되기 보단, 신선한 부분에 집중해 한국 콘텐츠 사업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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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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