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준호 "남들이 또 망할 거래요…그래도 도전합니다" [남돈남산]

신수현 2022. 10.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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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차 개그맨 김준호 인터뷰
26년간 사라진 개그맨 많지만
캐릭터는 평생 함께할 수 있어
내년 초 골프 의류도 도전
도전이 즐거워서 사업하지만
남들 웃길 때 가장 행복해
"죽을 때까지 개그맨하고 싶어"
개그맨 김준호 씨가 고양이 캐릭터 `마쭈`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충우 기자]
"또 망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도 저는 밀고 나갈 겁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즐겁거든요."

국민 개그맨. 달콤한 남자(스위트 가이). 앞에서는 무심한 척하지만 뒤에서 남들 모르게 후배들을 잘 도와주는 '츤데레' 선배 개그맨. 김준호의 별칭들이다.

1996년 SBS 공채 5기 개그맨으로 데뷔해 26년 동안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김준호. 명성만큼 그에게 붙는 수식어도 화려하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뛰어다니는 그는 최근 캐릭터 사업을 본격 강화하면서 사업가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업가 김준호를 만나 근황, 사업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캐릭터 사업을 하고 있다고. 어떤 캐릭터인가.

▷'마쭈'라는 고양이 캐릭터다.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양이를 모티브로 기획된 캐릭터다. 마쭈는 백두산 호랑이인 아빠와 고양이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올해 세 살이다. 사람들이 캐릭터 이름을 들었을 때 귀엽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름을 정할 때 '쭈'를 넣었고, 중국을 필두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고 중국어로 고양이를 의미하는 단어 '마오(猫)'를 결합했다. 그런데 잘못 들으면 '맞쥬'처럼 들려서 마쭈의 고향이 충청도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

마쭈의 성별은 중성이다. 우리나라에는 고양이 캐릭터가 별로 없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고양이는 연예인 김종국 씨가 가수 '터보'로 활동하던 시절에 불렀던 노래 '검은 고양이 네로' 정도다. 사람들이 네로가 수컷인지 암컷인지 잘 모른다.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마쭈의 성별을 중성으로 정했다.

- 캐릭터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1996년 SBS 공채 5기로 개그맨을 시작했다. 개그맨 지상렬·심현섭 씨랑 동기다. 올해로 27년 차 개그맨인데, 26년 동안 많은 개그맨이 사라졌다. 같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공연하고 고생했던 많은 개그맨이 어느 순간 하나둘 사라졌다. 동료가 어느 날부터 안 보이기 시작하면 섭섭하고 허전하다. 사람은 사라져도 캐릭터는 평생 함께할 수 있다.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 게 된 이유다.

- 캐릭터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마쭈 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했을 때 응원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같이 출연하는 멤버들도 한목소리로 "캐릭터 사업을 왜 시작하냐. 망한다. 제발 설치지 마"라며 만류했다. 많은 사람이 망한다며 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오히려 기운이 났다. 남들 말에 흔들리지 않고 추진력을 갖고 끝까지 밀어붙이면 뭐라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마부지(마쭈의 아버지)'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최근 들어 더 강해졌다.

- 최근에 마쭈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서 캐릭터 '마쭈 골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마쭈 골프는 마쭈 캐릭터가 들어간 골프 가방, 골프채 커버, 골프 공 마커 등 골프 용품이다. 이번 팝업스토어 기간에 마쭈 골프 제품인 '마쭈 골프 볼마커&LED 티키퍼 세트'는 300개, '마쭈 골프 투-티어드 파우치'는 200개 팔렸다. 내년 초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열 것이다. 내년 초 골프 의류도 출시할 예정이다.

- 마쭈 사업은 잘 되고 있나.

▷마쭈를 처음 기획할 때 디자인 비용, 마쭈 급여 등 캐릭터 사업과 관련해 들어가는 비용이 많지 않았다. 손익분기점은 넘긴 상태다. 최근에 마쭈 이모티콘도 출시돼 카카오톡에서 판매되고 있다. 예정대로 내년에 골프의류를 론칭하면 마쭈 골프만 목표 매출 30억원까지 기대하고 있다.

- 다른 브랜드와 협업(컬래버레이션)을 추진 중인 마쭈 제품은.

▷여러 업종·브랜드에서 협업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까지는 마쭈 인지도를 먼저 키우려고 협업 제품 기획을 거의 안 했다. 이제 조금씩 해보려고 한다. 대표적으로 제약회사 조아제약과 어린이 영양제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 중이다.

개그맨 김준호 씨가 고양이 캐릭터 `마쭈`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충우 기자]
- 마쭈를 어떤 캐릭터로 키우고 싶나.

▷한국에서는 펭수, 라이언을 뛰어넘고 해외에서는 디즈니, 마블의 인기 있는 캐릭터까지 마쭈의 인지도를 끌어올려 보고 싶다.

- 열심히 사업하는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밖에서 무엇이든 하는 것을 좋아했다. 집에 가만히 있지 못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과 무엇이든 하는 것을 좋아했다. 놀기도 했다. 놀다가 지치면 생산적인 것을 하게 되는데, 그 생산적인 것 중 하나가 사업이었던 것 같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게 재미있다. 김 사업도 재미있어서 시작했다. 재작년 어느 날 꿈에 검은 그림자가 다가왔다. 꿈속에서 '아~ 나에게 무슨 안 좋은 사건이 일어나나보다'라며 걱정했다. 그림자를 먹어봤는데, 그림자가 맛있었다. 알고 보니 김이었다. 뭔가 좋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여러 브랜드 김을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성경김'이 가장 맛있었다. 그래서 성경김 제조업체인 성경식품 대표 전화번호를 찾아서 안내 데스크로 전화했다. 전화 받으시는 분한테 "개그맨 김준호인데요. 마케팅 담당자 알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성경식품과 사회공헌활동도 하고 있다. 최근에 성경식품과 광주·전남 지역에 위치한 어려운 가정집을 방문해 무료 도시락을 전달했다. 김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아니다. 성경식품에서 개런티를 받지도 않는다.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다.

- 사업가로서 맹활약해왔는데.

▷사업가라는 말보다는 사업하는 개그맨 '개업가'가 맞는 것 같다. 사업가로서 활약해온 적은 없다. 오히려 다양한 사업 시도를 하면서 많은 돈을 날렸다. 돈 벌었으면 강남에 건물 샀겠지.

- 또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볼 의향은.

▷당연히 열려 있다.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해보고 싶다. 개그맨들이 많은 콩트를 기획하지만 개그맨에게는 IP가 없다. 이런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마쭈 사업을 하면서 IP를 연구하고 있다.

- 매우 바빠 보이는데 언제 쉬는지.

▷쉬는 날이 거의 없다. 연예인은 잘못 쉬면 평생 쉬게 된다. 안 쉬어야 한다. 유재석·박명수·김종민 씨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수십 년 동안 연예인으로 살아오면서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된 사건도 없었고, 사실 돈도 많이 벌어서 쉬어도 될 텐데 쉬지도 않고 지금까지 굉장히 열심히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존경스럽다. 대중은 잘 모를 수 있는데 박명수 씨는 신인 시절 때부터 정말 열심히 살았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 언제까지 개그맨으로 활동하고 싶은지.

▷죽을 때까지 코미디하고 싶다.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면서 살고 싶다. 지난 8월 부산에서 열렸던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는데, 2013년 1회 때부터 올해 행사까지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개그를 사랑하고, 개그맨으로 평생 살고 싶기 때문이다.

※ 기사는 인터뷰 내용 중 일부로, 자세한 인터뷰 내용을 유튜브 '매경5F'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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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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