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카카오사태' 언제 터질지 모르는데 모호한 기술대책 내놓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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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를 계기로 한 대응방안으로 재난 대응 체계를 포함한 법제도 개선 외에 위성인터넷과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상용화한 경우가 없다 보니 산업계에서도 관련 기술을 보안을 이유로 공개하는 사례가 드문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기정통부는 데이터센터 화재 대응방안으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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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를 계기로 한 대응방안으로 재난 대응 체계를 포함한 법제도 개선 외에 위성인터넷과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화재를 막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화재위험이 낮은 전고체 배터리와 통신 재난 상황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위성 인터넷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이 같은 발표를 두고 기술 대응책을 제시해야 하니 실정에 맞지 않은 기술들을 거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실행전략이나 로드맵을 제시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근본적인 기술 대응책을 내놨다기보다는 언급할 수 있는 기술을 단순히 나열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우선 전고체 배터리는 실현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은 미래 기술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간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에 액체 대신 고체 물질을 쓰는 배터리다. 전기차 등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2차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폭발과 화재 위험에서 자유롭고 같은 부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저장 용량과 출력을 개선하는 데 더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공로로 2019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스탠리 휘팅엄 미국 뉴욕주립대 교수는 "고체 배터리가 기존 배터리보다 제조 비용이 비쌀 수 있다"고 말했다.
수명도 미지수다. 샤오혼 양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아직까지는 3~4년 후 전고체 배터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상용화한 경우가 없다 보니 산업계에서도 관련 기술을 보안을 이유로 공개하는 사례가 드문 편이다. 산업계를 포함한 과학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시연조차 힘들며 10년 내 제시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과 최소 5년 내는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근시일 내 상용화는 어렵다는 게 양 측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기정통부는 데이터센터 화재 대응방안으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포함시켰다. 산업계나 과학계에서 뜬구름 잡는 대책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위성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위성인터넷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필두로 이미 해외에선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특히 스페이스X는 내년 1분기 한국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밝힌 위성 인터넷 기술 개발 계획은 어떤 기술을 지칭하는지 모르겠다”며 “대응 방안의 구체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술’ 대책을 찾기 위해 급급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먼 미래의 혹은 실질적 대응책이 될 수 없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하는 것보다 실질적 대응에 집중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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