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지자체 발행 채권 투자 주저… “보증 받았어도 사업성 꼼꼼히 따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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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경색을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불신은 아직도 여전한 상태다.
A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금융시장에서 지자체의 채무(지방채)는 사실상 국채만큼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져 왔다"면서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투자자들이 안전 채권에서도 완전히 발을 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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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안전채권서도 발 빼
“당분간 지방채 신규매수 없을 것”
수협 내달 부동산 공동대출 중단
자금시장 경색을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불신은 아직도 여전한 상태다. 앞으로는 지자체가 보증한 사업이라고 해도 경제성이 없으면 투자를 주저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일각에서는 지자체가 직접 발행하는 지방채도 당분간 거들떠보지 않겠다는 반응마저 나온다. 정부의 잇단 대책으로 채권시장이 곧 안정을 되찾는다 해도 지자체나 지방 공공기관들이 시장의 신용을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행된 지방채는 총 3조4730억 원 규모다. 아직 상환되지 않은 채권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지방채는 1조3303억 원, 내년 상반기(1∼6월)에 만기가 오는 지방채는 2조1864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각종 개발 사업들에 지자체가 보증한 금액까지 합치면 지자체들이 당장 상환해야 하는 규모는 수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권의 불신이 확산되면서 지자체들은 새로운 채권 발행은 물론이고 기존 채무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금융시장에서 지자체의 채무(지방채)는 사실상 국채만큼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져 왔다”면서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투자자들이 안전 채권에서도 완전히 발을 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지자체가 보증을 한다고 하면 사업에 대한 검토도 없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보증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사업의 경제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전부터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안전성이 떨어지는 회사채를 처분해 왔는데 이제는 지방채와 공사채도 팔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지방채에 대한 신규 매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자금시장 경색과 부동산 시장 리스크에 대응해 상호금융권도 대출을 조이고 있다. 신협중앙회와 농협중앙회에 이어 수협중앙회도 다음 달부터 아파트 집단대출과 부동산개발 관련 공동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대표적 단기물인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4.59%를 나타냈다.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이 이 시장으로 몰리면서 CP 금리는 최근 한 달 이상 매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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