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귀족의 용기·모험… 현대문명 발전 시발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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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전쟁을 통해 동방으로 진출하려던 유럽은 강력한 몽골제국과 이슬람제국에 밀려서 지중해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15∼16세기 포르투갈인들이 대서양 및 인도양 길을 개척하고 대항해시대를 연 뒤에야 비로소 세계적 우위를 가져올 수 있었다.
영국 역사 저술가인 저자는 바로 포르투갈인들이 어떻게 인도양과 대서양 길을 개척하고 세계를 연결해 대항해시대를 열었는지 밀도 있게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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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최초의 정복자들/로저 크롤리/이종인 옮김/책과함께/3만원
대항해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지중해의 서쪽인 지브롤터 해협 너머 서쪽 바다는 미지의 영역인 동시에 죽음의 처소였다. 유럽인들은 대서양의 반대편에 있는 인도양이 해로로 접근할 수 없는 닫힌 바다라는 프톨레마이오스 지리학의 전제를 믿고 있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인들은 아프리카 해안선을 따라가지 않고, 대서양 한가운데로 쭉 나아간 뒤 동쪽으로 부는 바람을 타고 아프리카 남단을 크게 돌아서 인도양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대전환의 시작이었다.
특히 포르투갈 귀족 계층인 ‘피달구’들은 개인적 용기를 통해 국왕에 봉사하려는 모험 정신, 교역을 통해 한몫 단단히 잡으려는 경제적 욕망,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전설의 기독교 왕 요한을 만나겠다는 신앙심으로 인도양 항로 개척에 앞장섰다. 중심 인물은 인도양 항로를 개척한 항해가 바스쿠 다가마, 디우 해전을 승리로 이끈 프란시스쿠 드알메이다, 점령한 인도에 강력한 요새를 구축해 제국의 기반을 다진 아폰수 드알부케르크가 꼽힌다.
포르투갈은 이들을 중심으로 기동성 있는 해군력에 기초한 유연한 제국을 건설, 대항해시대를 열고 세계 패권을 100여년간 차지할 수 있었다. “바스쿠 다가마가 연 포르투갈의 시대는 그 이후 500년에 걸친 서양의 판도 확장 정책과 그에 따른 문명의 세계화를 작동시켰다. 오늘날의 세계는 그 여파로 생겨났다.”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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