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의 시간, 더욱 유의해야 할 발목 건강

이순용 2022. 10. 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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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밤과 낮의 경계, 밤의 짙은 푸른색과 낮의 짙은 붉은 색이 만나 황혼을 이루는 시간대에는 저 너머에서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개인지, 아니면 나를 물어뜯으러 달려오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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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밤과 낮의 경계, 밤의 짙은 푸른색과 낮의 짙은 붉은 색이 만나 황혼을 이루는 시간대에는 저 너머에서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개인지, 아니면 나를 물어뜯으러 달려오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동명의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소위 ‘개늑시’는 경계가 모호해질 무렵이 가장 위험한 순간임을 뜻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분명 한달 전만 해도 에어컨을 틀고 지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침 저녁으로 추워서 몸을 떤다. 특히 지금처럼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한주 간격으로도 기온이 크게 바뀔 때는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차라리 항상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니며 사방에서 히터가 나오는 겨울이 건강 측면에서는 더 나을 때가 있다. 지금 같은 여름과 겨울의 경계, 개늑시와 같은 계절은 부상자가 더 자주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연세건우병원 유종민 박사(정형외과 족부전문의)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되면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부주의가 더 심해진다. 따뜻한 날씨를 떠올리며 몸을 움직이는데 몸은 그에 대한 대비가 되지 않으면서 무리가 가게 된다”면서 “가을철이 겨울 못지 않게 발목염좌같은 부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건강을 신경쓰는 사람도 그 관심이 발까지 미치기는 쉽지 않다. 지금처럼 갑자기 추워진 때 발목이 추위에 그대로 노출되면 발목 인대가 수축돼 부상 위험이 더 높아진다. 기온이 낮은 시기에는 양말 등으로 발목 관절을 보호해야 하는데 기온 변화 감지가 늦어 제대로 보온하지 않으면 발목 관절의 인대와 근육이 긴장되면서 작은 충격에도 손상될 수 있다.

유종민 박사는 “발목 인대가 충분히 예열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걷거나 준비 과정 없이 다소 격한 운동을 하게 되는 경우 발목이 몸 안쪽으로 접질리기 쉽다. 특히 발목 외측은 인대가 얇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염좌가 쉽게 발생하게 되고 손상된 부위를 중심으로 심한 통증과 함께 멍이 들거나 부종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할 경우에는 부상 당시 인대가 끊어지는 파열음이 들리면서 독립적인 보행이 어려운 수준의 부상을 입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 위험한 것은 반복적인 발목 염좌로 인한 발목불안전증이다. 잦은 염좌로 인대가 약해지게 되면 다음번에는 비슷한 충격에도 또 염좌가 발생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면 보행이 힘들어질 수 있으며 발목관절염 등 합병증이 찾아올 수 있다.

유종민 박사는 “적절한 치료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전방 거비 인대 파열로 인한 발목 불안정증으로 악화해 한번 삔 발목이 반복적으로 삐게 되는 발목 불안정증이 찾아올 수 있다”면서 “인대가 파열되지 않고 늘어난 수준에 그치는 1도 염좌라면 충분한 휴식과 얼음찜질을 통해 자연 치유를 기대해볼 수 있지만 그보다 부상이 심한 경우에는 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발목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경우라면 인대를 봉합하거나 재건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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