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관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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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함식(觀艦式)은 국가 원수가 자국 군함의 전투태세 등을 점검하는 해상 사열식으로 통치력이나 해군력을 과시하는 게 목적이다.
1962년에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등 정부 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 번 더 개최된 후 중단됐다가 1998년 '대한민국 국제 관함식'으로 부활했다.
한국 함정이 일본 관함식에 참가해 해상자위대 깃발을 향해 우리 승조원들이 경례하는 모습이 연출되면 '친일 국방'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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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첫 관함식은 1949년 8월16일 인천 앞바다에서 열렸다. 정부 수립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기함(旗艦)인 가평함 등 소해정 9척이 편대를 형성했다. 손원일 해군 참모총장이 이승만 대통령을 안내해 가평함에 올랐고 편대 기동훈련이 시작됐다. 1962년에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등 정부 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 번 더 개최된 후 중단됐다가 1998년 ‘대한민국 국제 관함식’으로 부활했다.
윤석열정부가 내달 6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해군 함정을 보내기로 했다.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관함식에 한국 해군이 참가하는 것은 박근혜정부 때인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러나 일본 해상자위대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군기(욱일기)와 거의 같은 깃발을 군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참가 결정에 대한 국내 여론이 곱지만은 않다. 한국 함정이 일본 관함식에 참가해 해상자위대 깃발을 향해 우리 승조원들이 경례하는 모습이 연출되면 ‘친일 국방’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전투함이 아닌 군수지원함을 보내는 것도 이런 민감성을 의식한 조치다. 국방부는 “해상자위대기가 1953년부터 사용됐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를 정식으로 수용하고 있는 점 등의 국제 관례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한국의 일본 관함식 참가 방침에 ‘한·미·일 3각 공조’를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우리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관함식에 참석하는 만큼 일본 정부도 향후 양국 관계 개선에 좀 더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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