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을 기다리며
개막식 행사는 또다른 재미
이슬람 문화 읽는 좋은 기회
하나되어 즐기는 축제되길
스포츠 단일 종목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하는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11월20일 카타르에서 열리는 이 제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을 것이다. 일단 이슬람 문화권에서 최초로 열리는 대회이자, 보통 4년마다 유럽 축구 리그 비시즌인 6월에 열리는 것에 비해 이번 월드컵은 11월 말에 열린다. 또한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이후 열리는 최초의 월드컵이다. 국제 스포츠 행사로는 2021년 도쿄올림픽도 물론 있었지만, 이제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열리는 행사라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글쓴이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개막식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었다. 20세기 후반부터 피파의 정책은 유럽과 남미 중심에서 타 대륙으로,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쪽으로 저변을 넓힌다는 방침이 대세였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이 그랬고, 그 정책에 성공적으로 부합했던 대회가 바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다. 그 흐름을 이어받은 대회가 남아공 월드컵이었는데,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열리는 대회라는 상징성 때문에 개막식 축하공연 때 아프리카 유명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우리에겐 생소한 아프리카 대중문화 스타의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면서, 글쓴이는 이 개회식 행사야말로 월드컵의 본질을 잘 나타내는 훌륭한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아프리카 북부와 이슬람 문화권 최고의 스타인 알제리의 칼리드가 대미를 장식한 무대를 보며, 남아공 대회에 왜 알제리 가수가 무대에 올랐을까 하는 의문이 들겠다 싶었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월드컵이란 점 그리고 스포츠와 문화를 통해 지구촌이 하나가 된다는 기본 이념을 생각한다면 훌륭한 섭외가 아닐까 평가하고 싶다. 다음번 대회인 브라질 월드컵 역시, 삼바와 보사노바, 엠피비(MPB)라 불리는 브라질 대중음악과 그들만의 문화를 세계 곳곳에 널리 홍보할 기회를 얻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은 오히려 러시아와 딱히 관련이 없는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를 섭외하는 바람에 색이 바랜 데다, 그가 개막식에서 사고를 쳐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개막식 행사는 개최국의 문화를 읽는 좋은 잣대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당연히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이슬람 문화권 문화를 읽는 좋은 개막식 행사가 되길 기원한다. 카타르 사람들, 나아가 이슬람 문화권 사람들의 문화에 대한 인식을 읽을 좋은 기회다.
황우창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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