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떠오르면 기분탓…흑인 범죄자 잡겠다고 채찍 든 美 백인 보안관
미국 유타주의 한 작은 마을 보안관이 올가미 형태의 채찍을 들고 흑인 용의자를 쫓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역언론 KSL5 TV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타주 그랜드카운티의 모압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아만다 에드워즈 부보안관은 지난 7월 절도 용의자를 추적하면서 래소를 휘둘렀다. 래소는 한쪽 끝이 올가미 형태로 된 채찍으로, 과거 카우보이 등이 말이나 소를 잡기 위해 자주 사용했다. 문제의 용의자는 이 지역 노숙자로, 시내의 한 선물가게에서 선글라스를 훔쳐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보안관의 바디캠을 통해 촬영된 영상을 보면 그가 채찍을 흔들며 지나가자 지역 주민들이 말을 건넨다. 보안관은 "흑인 남성을 찾고 있다"고 답하자 주민들은 "그걸로 그를 잡으려는 것이냐"고 되묻는다. 부보안관은 "그게 내 계획이다. 도망가는 것보단 낫다"고 말한다.
다른 부보안관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영상에서 다른 보안관이 "그건 정말 안 좋게 보일 것이다"라고 충고하자 "테이저건보다 낫다"고 반박했다.
해당 부보안관은 이후 제출한 보고서에서 "농담조로 답변한 것일 뿐"이라며 "실제로 용의자를 그날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영상은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백인 보안관이 채찍을 흔들며 흑인을 쫓는 장면이 노예사냥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문제가 커지자 지역 경찰은 해당 보안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징계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흑인인권단체 NAACP의 자넷 윌리엄스 솔트레이크 지부장은 "이들이 흑인 용의자를 잡지 못한 게 오히려 행운"이라며 "이들과 마주친 흑인 주민이나 방문객은 깜짝 놀랐을 것이다. 이것은 인간을 체포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스티브 화이트 보안관은 "인종적인 동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라며 "긴급 상황을 대비해 시골지역의 부보안관들이 차량에 밧줄을 보관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그걸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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