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새 대표 이정미
“윤 정부 퇴행 막는 데 앞장설 것”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활동
민주당 2중대 비판서 탈피 과제
정의당 새 대표에 이정미 전 대표(56·사진)가 28일 선출됐다. 2017년 7월부터 2년간 정의당 대표를 맡은 지 3년여 만에 다시 대표직에 올랐다. 재창당을 결의한 당의 노선을 정립하고 민심에서 멀어진 당의 주목도를 높여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 대표는 “정의당을 일으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정의당 대표 결선투표에서 63.05%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김윤기 전 부대표는 36.95%였다.
노동자 곁에서 함께 싸우며 정의당 일으켜 세우겠다
이 대표는 당선소감에서 “2년 동안 정의당을 일으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해고 노동자는 평생 감당할 수 없는 손배소에 시달리고, 어떤 노동자는 천막에서 끼니를 굶은 채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며 “그들 곁에 서서 함께 싸우는 게 정의당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입법기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노동자·서민은 더 많이 일하고 빚을 내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라는 윤석열 정부의 거대한 퇴행을 막는 데 모든 것을 바쳐 싸우겠다”면서도 “철저히 민생의 전장에서 싸우겠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반대편만 쫓는 진영 정치도 이젠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발표된 1차 투표에서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49.91%)을 기록했고, 결선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인천지역 노동운동가 출신인 이 대표는 당 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 소속으로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정치 활동을 했다. 20대 국회에 비례대표 1번으로 입성했다. 지난해 20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 심상정 의원과 결선을 치러 절반에 가까운 48.88%를 득표했다. 올해 6·1 지방선거에서는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이 대표는 경선 기간 ‘당원을 하나로 만드는 강력한 리더십’과 ‘국민 지지를 모을 수 있는 신뢰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경쟁 후보들은 “언제까지 심상정, 이정미여야 하냐”고 주장했지만 당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이자 ‘노회찬·심상정’을 잇는 간판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위기다. 원내 3당이지만 6·1 지방선거에서 원외 정당인 진보당(21명)보다 적은 9명의 당선인을 내는 데 그쳤다. 노회찬 전 의원 사망 이후 심상정 의원을 제외하곤 대중적 영향력을 발휘할 정치인이 부재하다. ‘민주당 2중대’로 불리며 진보정당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산업 및 노동 생태계에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정책과 의제를 제시할 역량이 빈곤하다는 지적도 많다. 양당 체제에서 뚜렷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7일 정의당의 재창당 결의에 따라 당명 변경과 강령 개정을 내년까지 마쳐야 한다. 당의 노선 설정 문제도 정리해야 한다. 당이 지리멸렬해지면서 당내 구심력도 약해졌다. 당의 통합을 이루고, 새로운 당원들을 모아야 하는 과제도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29일 신당역 스토킹 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과 제빵공장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본사 농성장 방문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노회찬 전 의원 묘소가 있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을 참배하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공공노동자총력결의대회에 참석한다.
오는 31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취임식을 한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를 이룰 이현정·이기중 부대표와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지난 19일 선출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의당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사회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약자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잘 전달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의당이 우리 사회와 정치에 더욱 크게 이바지하길 바라며 함께 응원하겠다”고 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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