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매몰 광산 지하 190m서 50시간째 구조 사투...제발 살아 있기를"
광산 대표 사흘 만에 나타나 실종자 가족에 사과
(봉화=뉴스1) 정우용 기자 =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토사 유입으로 매몰된 인부 2명의 구조작업이 50시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조당국이 매몰 인부들의 생존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애타는 고립자 가족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사고 사흘째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구조당국은 28일 오후 브리핑에서 "갱도의 공간이나 밀려온 (토사의) 양과 성질을 감안하면 (매몰 인부들의 생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립자들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지하에 여러 통로가 있고, 사고지점이 수평 갱도로 공기가 어느정도 있을 가능성이 많으며 지하수도 있어 생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소방 관계자는 "토사가 한꺼번에 갑자기 밀려든 위급한 상황보다는 서서히 밀려 내려가 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매몰자 중 한 명이 이 곳에서 오래 근무한 숙련공인 만큼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아직 고립자들과 무전 연락은 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제2수직 갱도를 통해 제1수직 갱도 매몰 지점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오후 7시 현재 1수직 갱도와 연결되는 100m 구간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이 가능한 지점까지 10m정도 남았는데 곧 도착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45m 정도가 암석이 많은 고난이도 구간이었는데 그곳을 지난 것 같다"며 "남은 구간이 연약한 돌로 구성돼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수십년이나 사용하지 않은 갱도여서 낙하물이 있고 곳곳이 암석으로 막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매몰자들이 희망을 갖도록 하기 위해 계속 발파소리를 내고 있어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29일 오전을 가장 빠른 구조시간으로 예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조당국은 이날 4개조 28명을 진입로 확보 작업에 투입했다.
당국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제1수직 갱도 지하 190m에서 수평으로 70m 더 들어간 곳으로 추정된다.
구조인력은 제1수직 갱도가 매몰돼 들어가지 못하고 옆의 폐쇄된 제2수직 갱도를 이용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가 난 1수직 갱도와 2수직 갱도는 250m 가량 떨어져 있다.
제2수직 갱도는 1988년 설치된 이후 채굴작업이 중단돼 폐쇄된 상태다.
구조인력들은 엘리베이트를 타고 제2수직 갱도 수직으로 140m까지 내려가 실종자들이 고립돼 있는 곳을 향해 수평으로 접근하고 있다.
구조당국은 이날 오후 5시쯤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평지점 100m 앞 지점까지 도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 100여m 구간은 암석보다 부수기 쉬운 연약한 돌로 구성돼 있을 것으로 보여 작업진척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는 지난 26일 오후 6시쯤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14시간이나 지난 27일 오전 8시34분쯤이다.
당초 실종자 2명을 포함해 인부 7명이 봉화군 소천면 서천리에 있는 아연광산 지하에서 갱도 레일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고는 제1수직 갱도 지하 46m 지점에서 갑자기 밀려든 토사가 수직으로 쏟아지며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50대와 60대 인부 2명이 사흘째 갇혀있다.
다른 인부 5명 가운데 2명은 사고 당시 지하 30m 지점에서 작업하다 이상신호를 감지하자 26일 오후 8시쯤 자력으로 탈출했고, 3명은 업체 측의 자체구조대가 들어가 3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이후 업체의 자체구조대가 가장 깊이 매몰된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해 구조활동을 펼쳤지만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구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업체 측은 사고 발생 14시간이 지난 27일 오전 8시34분에야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업체 측이 자체적으로 구조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신고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광산 대표이사는 28일 오후 현장을 찾아 고립된 광부들의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사고 후 119신고가 늦은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news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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