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K-콘텐츠 속 다양한 문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문별님 작가 2022. 10. 28. 20: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이혜정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우리나라의 K-콘텐츠가 분야를 넘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죠. 


그런데 위상이 높아진 만큼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콘텐츠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조희정 교수와 이야기해 봅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안녕하세요.


이혜정 앵커 

얼마 전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남아메리카 북부 지역에 있는 수리남을 다녀왔습니다. 


나라 수리남이 넷플릭스 시리즈인 '수리남'에 강하게 반발을 했고, 수리남 한국대사관이 현지 교민들에게 안전에 주의를 해라, 이런 당부까지 했거든요. 


이번 예방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네, 맞습니다, 드라마 '수리남'의 인기와 함께 수리남이 마약 국가라는 이런 부정적 이미지로 그려진 데 대해서 수리남 정부가 말씀하신 대로 정부 차원에 항의를 했습니다. 


물론 수리남 정부 반발과는 무관하게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드라마가 마약 거래가 횡행하는 자국 사회의 어떤 실정을 잘 지적했다고 호응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해요. 


실제로 이 드라마가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까지 수리남에서 대규모 마약 밀매의 조직을 운영하다가 붙잡혔던 조봉행 사건을 모티프로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런 논란이 자칫하면 한국전의 참전국이기도 한 수리남과의 어떤 외교 문제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고요. 


최근에 K-드라마나 K-콘텐츠가 세계적인 이런 주목을 받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경종을 울린 그런 이슈였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산토키 대통령이 '함께 새 넷플릭스 드라마를 찍자' 이런 말을 또 했다고 해요. 


양국 관계의 불편함이 해소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보기에는 이런 유사한 사례가 또 있습니다.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줄곧 1위를 달렸던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베트남 방영이 중단됐다는 소식입니다.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네, 맞습니다. 베트남의 정부 측에서 넷플릭스 측에 서면으로 요청을 했는데 '작은 아씨들'을 현지 방영에서는 내려달라고 요청이 되어서 중단이 됐다고 합니다. 


베트남 정부가 '작은 아씨들'이 한국군을 베트남 전쟁 영웅처럼 그려서 본인들의 국가를 모욕했고, 베트남의 전쟁 역사를 왜곡했다고 문제를 삼은 점이었습니다. 


3화와 8화에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등장 인물들이 한국군 1인당 베트콩 20명을 죽인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거나, 아니면 베트남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한 사람들이 100 대 1이라고 말했던 장면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이런 장면들 어떤 문제가 있었다고 보시나요?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정확하게 말하면 이 대사에서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대사를 넘어서, 어쩌면 이 대사 안에 담긴 역사적 인식이나 시선의 문제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극 중에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이자 사조직 '정란회'를 세운 원기선 장군의 대사가 논란이 됐어요.


장군이 했던 대사 가운데 "한국 군인은 베트콩 병사 20명을 죽일 수 있다 어떤 군인은 10명까지 죽였다" 혹은 "한국 군인은 베트남 전쟁 영웅"이라는 식의 대사를 합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베트남 누리꾼들이 굉장히 반발을 많이 했는데요. 


베트남 전쟁을 사실과 굉장히 다르게 묘사했다, 또 "패배 이후에 미디어 콘텐츠로 정신승리를 한 거 아니냐", "왜 남의 나라 역사를 언급하는 거냐"며 항의 의견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돌아온 베트남 참전군의 장성을 '악의 축'으로 설정한 부분은 스토리텔링상에서는 설득력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만, 문제는 앞서 언급했던 대사에 담긴 시선, 즉, 역사적인 어떤 관점입니다. 


이것은 베트남 전을 다룬 숱한 미국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시선이기도 한데요. 


미국 영화에서는 베트콩이나 베트남인들을 박멸의 대상으로 타자화시키기 쉬운데요. 


베트남전에 한국군이 참여해서 월맹군하고 맞선 것도 사실은 사실입니다만, 이게 평소에 베트남전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인식, 그리고 역사적인 자긍심을 가져온 그런 베트남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지점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랑 문화에 굉장히 호의적이잖아요. 


베트남 국민분들이 국민들 정서로서는 굉장히 불쾌하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지점이라고 생각도 듭니다.


받아들이는 감도가 이렇게 남다를 수밖에 없었을 텐데요. 


입장을 바꿔서 만약에 우리가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어느 모 국가에서 만든 드라마의 작 중 인물이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이 조선을 발전시켰다는 식으로, 우리의 역사적 소재를 가지고 말한다면 참기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이슈는 어쨌든 드라마 제작사가 밝혔던 변, 즉, 향후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사회문화적인 감수성을 고려해서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말 안에 이번 이슈에서 제작사 측이 무엇을 간과했는지 정확히 말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말씀 중에 사회문화적 감수성의 문제,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실제 요즘 K-콘텐츠 산업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 이런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죠?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네, 맞습니다. 특히 K-콘텐츠 안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이렇게 제3세계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 수준이 굉장히 단편적이고 일방적이어서 논란에 휘말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례로 가수 블랙핑크 'How you like that' 이라는 뮤직비디오의 힌두교 신 중의 하나인 가네샤 이미지를 함부로 사용을 했다가 인도에서 굉장히 신선하게 여기는, 아이콘 같은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비판이 일자 제작사에서는 뮤직비디오를 수정을 한 사례가 있었고요. 


그리고 드라마 '빅마우스'라는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어떤 사형수에게 "너 같은 싸이코를 낳고 도대체 뭘 드셨냐? 똠양꿍?" 이런 식의 어떤 대사를 해서 태국인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음식 똠양꿍은 태국의 상징이기도 한데, '태국에 나쁜 놈들이 많다는 의미냐'라면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입장 바꿔서 만약에 이 타이밍에 "너 김치 먹었냐"라는 식의 어떤 대사가 나왔다고 생각해 본다면 그 불쾌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해 볼 만 하죠.


이 밖에도 드라마 '종이의 집'에서는 여주인공이 '도쿄'라는 이름으로 나와요. 


근데 왜 '도쿄'라고 지었느냐고 물었을 때 '일본은 나쁜 짓을 한다'는 반일 감정, 어떻게 보면 원작에는 이 부분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설정을 넣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 작년에 방송된 '라켓소년단'이라는 드라마에서는 배드민턴 국제 경기를 주관하는 인도네시아를 자국의 승리를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꼼수를 쓰는 나라처럼 묘사를 해서 또 현지인들의 분노를 샀고요. 


또 넷플릭스의 예능 '솔로지옥'에서는 출연자들이 '피부가 하얗다'는 말을 굉장히 반복적으로 사용을 해서 해외에서는 이것을 백인에 대한 선망이냐는 식으로 여겨서 인종주의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말씀을 듣다 보니까 생각이 나는데요. 


우리나라도 헐리우드 영화나 미국 영화에서 한인들은 주로 택시 운전을 한다든지, 세탁소, 슈퍼마켓 주인을 한다든지, 이렇게 설정이 됐었죠. 


그래서 또 우리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문화나 설정에 대해서 차별적 표현이라고 항의를 하는 입장이었는데, 우리의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또 입장이 바뀐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또 듭니다.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네, 맞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보면 K-콘텐츠도 세계 주류 문화가 됐잖아요.


그래서 이 위상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가 공존을 하는, 이른바 '샐러드볼', '모자이크 사회'라고 불리우는데 이런 식의 어떤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반이 되는 것은 팩트 체크인 것 같아요. 


상대를 소재로 사용을 한, 어떤 국가에 대한 역사적인 부분, 문화적인 부분들에 대한 팩트 체크라든지 그것을 바라보는 어떤 관점이나 아니면 철학적인 부분들을 훨씬 더 풍성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바라볼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변두리 문화 콘텐츠의 생산국에서 주류 생산국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가 세계 시민으로서 조금 더 범위를 조금 넓혀서 성찰을 한다든지, 아니면 표현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진지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그렇습니다. 우리의 문화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또 세계 시민으로서의 역량이 필요하겠죠.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