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발표회장 방불…與 당권주자 5인 '尹·박정희 올리고 野 때리고'

김유승 기자 2022. 10. 2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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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왜 이승만·박정희 기리는 데 게을렀나"…김기현 "尹과 자주 얘기"
안철수 "공천 파동 염려 안해도 돼"…윤상현 "더는 '부정선거' 분열 안돼"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기고양시갑 당협위원회 당원연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2.10.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이 당권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력 주자들은 28일 경기 고양시갑 당원 연수 현장에 한데 모여 일일 강사로 나섰는데, 저마다 당원들을 향한 구애에 나서면서 현장은 정견발표회를 방불케 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김기현·윤상현 의원 등 국민의힘 차기 유력 당권주자들은 이날 오후 경기 고양갑 당원협의회가 고양시 덕양구청에서 개최한 하반기 당원연수 행사에 강연자로 참여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강연회 축사를 맡았다. 유승민 전 의원을 제외한 총 5명의 유력 당권주자들이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각 주자들은 당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을 치켜세우거나 문재인 정부와 야당을 비판하며 '당심 호소'에 나섰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공정과 상식의 회복', '미래일자리·먹거리', '지역균형 발전' 등 '윤석열 정부의 7대 방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를 향해선 "대통령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시대정신, 시대적 과제, 국민이 바라는 일을 하는 게 대통령 아닌가. 그런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5년 동안 하나도 그런 일을 안 했다"고 날을 세웠다.

안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로서 당원들을 향해 직접적인 구애에도 나섰다. 그는 "우리 당이 지금까지 총선에서 참패했던 100% 이유가 공천 파동 때문이었다"며 "전 돌봐줄 사람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천 파동은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박정희 정신'을 강조하면서 보수 우파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왜 우리는 역사상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해서 기초를 만든 이승만,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룬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공유하는 데 왜 비겁하고 게을렀을지,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한다"며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극우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헌법정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향한 비판에도 열을 올렸다. 나 전 의원은 "일본도 역사 문제로 수출입을 규제하는 것에 대해 저희가 비판해야 하지만, 이에 대해 문재인 정권은 '노재팬'해서 반일몰이를 하다가 나중에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를 파기하며 안보문제로 가져갔다"며 "(민주당은)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 또 친일몰이를 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한·미·일 군사훈련을 안 하면 좋아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에 임명된 나 전 의원은 "한꺼번에 모자 두 개를 썼는데 다행히 비상근직이다. 비상근이라 좋은 게 당적을 안 버려도 되더라"라며 "20년 전 당에 처음 온 후 당에 있으면서 우리 당에 대한 애정이 여기 계신 당원들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당권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한 개혁은 우리 당을 더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정당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맨날 중도 확장을 이야기하는데 중도확장이란 건 다른 게 아니다.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 '중도확장'을 강조하는 경쟁자 안 의원을 겨냥한 듯한 발언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청에서 열린 경기고양시갑 당협위원회 당원연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2.10.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김기현 의원 역시 지난 이승만·박정희·김영삼 등 보수 정부를 치켜세우며 "한강의 기적, 세계 유일의 기적을 누가 만든 것인가. 바로 우리 보수 정권이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당당히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만들어나갈 주인공이다.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할 주인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잘 사는 사람은 잘 살고, 못 사는 사람은 못 살아진 게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무식이 만든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윤심'과 가까운 당권주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후보 시절이나 대통령이 되고 난 후 직접 뵙거나 전화도 하고 자주 얘기를 나눈다"며 "윤 대통령은 매일 과감하게 도어스테핑을 하는데 소통에 굉장히 열린 분"이라고 했다.

자신의 지난해 원내대표 시절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 우리 당 지지율이 22~23%쯤 됐다. 그때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우리당 지지율을 40%로 올리겠다고 큰소리를 쳤다"며 "결과적으로 빨간 게(국민의힘 지지율) 40%대로, 파란 게(민주당 지지율)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원들을 향해 "윤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이 다시 살아나갈 수 있는 기회를 이어갈 것"이라며 "저는 내후년 총선에서 우리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 하면 저 태평양에서 빠져 죽을 작정"이라고 호소했다.

윤상현 의원은 "저는 '박근혜 누나', '전두환' 등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20년 연속 무소속으로 살아왔다. 윤상현은 무소속 신화의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저같이 공천탈락을 많이 당한 사람이 없다"고 정치 이력을 강조했다.

그는 강연에서 "저는 당과 출신 지역, 이념을 보고 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치는 진정성과 인간미로 하는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4·15 총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한 당원을 향해 "우파 내부에서 부정선거 문제를 가지고 서로 분열해선 안 된다. 증거를 가지고 말해야 한다"며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차기 당 대표 선거 경선룰에 대해선 "이번엔 반드시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을 것이다. 반드시 역선택 방지조항은 들어가게끔 한다고 (당 내부에서) 이구동성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당심과 민심 비율에 대해선 "당심 대 민심 '7 대 3'이 민주당에 비해 당심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당원분들이 많이 한다"면서 "당원의 뜻과 의원총회를 통해 당심과 민심 비율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조경태 의원은 이날 행사 도입부에서 축사를 맡아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이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문 전 대통령을 엮으려는 윤석열 정권의 수준 낮은 공작'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맹폭했다.

또 "시신마저 불태워진 사건은 최정점에 국군 통수권자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 (전) 대통령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 국민께 낱낱이 밝히기 바란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청에서 열린 경기고양시갑 당협위원회 당원연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2.10.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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