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술자리’ 꺼낸 김의겸 “녹취 짜깁기라고? 尹 먼저 사과해라”
"당정대 셋 우르르 몰려와 저에게 몰매"
"尹 '이XX' 먼저 사과하면 그때 사과 고려"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들과 청담동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의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김미애 원내대변인, 김형동 의원은 국회 본관 의안과를 찾아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 사유는 국회법 제25조(품위유지의 의무)와 146조(모욕 등 발언 금지) 위반으로 인한 국회 명예와 권위 실추를 했다는 점이다. 징계안은 윤리특위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다. 종류에는 경고와 사과, 출석정지, 제명 등이 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저에 대한 국민의힘의 징계안이 제출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법무부 장관은 자꾸 뭘 걸라고 하고, 대통령은 저급하고 유치한 선동이라고 얘기했는데 거기에 더해 당까지 징계안을 제출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정대 셋이 모두 우르르 몰려와 저에게 몰매를 가하는 느낌”이라며 “폭력적이기까지 하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표현한 ‘저급하고 유치한 선동’ 그 표현을 되돌려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우르르 몰려와서 몰매를 가하는 게 저급하고 유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사안의 본질은 국정감사장에서 질문을 던질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번 보시라. 아주 구체적인 내용의 제보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었다고 지목된 분이, 일반 시민이 아니라 자유총연맹 총재까지 지낸 분이 그런 자리가 있었다고 인정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세창 총재는 기자와 통화한 내용 자체가 조작됐다. 짜깁기 됐다고 주장하지만 과연 통화가 조작됐는지, 짜깁기 됐는지는 금방 드러날 일”이라며 “제가 질문을 하기 위해서 없는 말을 만들어냈다거나 조작했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럼에도 그런 사안에 대해서 과연 질문을 못 한다면 그것이 더 문제가 아니겠나”라며 “언론인 여러분이 그런 제보를 받았다면 질문하지 않겠나? 만일 못한다면 기자증 반납해야 할 일이고, 국회의원 입장으론 배지를 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에서는 사과 요구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DNA까지 언급했다. 그런데 실제로 DNA 유전자에 사과와 성찰이 아예 없는 분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회를 상대로, 169명 민주당 국회의원 전체를 상대로 입에 담을 수 없는 표현을 하신 분인데 사과한 적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먼저 사과하면 그때 저도 사과할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비속어를 하는 모습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된 점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복수의 방송사들이 공개한 보도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행사장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때 대통령실은 논란이 일자 ‘이 XX’는 미국 의회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 국회를 향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지난 7월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서울 청담동 모처 고급 술집에서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대통령 입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는 자체도 국격에 관계되는 문제 아니겠나”라면서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장관 역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예고하며 연일 반발했다. 그는 이날 열린 ‘교정의 날’ 행사 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민주당이 저질 가짜뉴스에 올인하듯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했다. 또 “가짜뉴스를 뿌리고 다닌 김 의원은 대변인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피해서 도망 다니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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