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면서 계속 : 年17% 대출에도 줄선다
대부업권 사정은 더 어렵다. 업계 1·2위인 러시앤캐시와 리드코프가 신규 대출을 대폭 축소했고 대출 규모 100억원 내외의 일부 중소형사만 틈새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지난주만 해도 LTV 60% 정도는 연 9~10% 금리로 자금을 구할 수 있었는데, 이번주는 연 15~17%로 올랐다"면서 "그마저도 자금이 소진되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고금리 대출에도 줄을 서야 하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다 10억원짜리 아파트가 있어도 1금융권 4억원+α(신용대출 등)만 받고 추가 자금을 구하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1금융권에서는 40% 제한에 걸려 추가 대출을 받지 못하고 2·3금융권은 대출 영업 중단으로 대출을 못 받는 자금경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출금리 상한이 연 20%에 묶여 있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역마진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돈을 맡기는 사람 입장에서도 은행 예·적금이 연 6%대인데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9%대 대부업권이나 온투업권을 찾을 이유가 없다.
소규모 대부업체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지금 대출을 해줘 봤자 남는 건 거의 없고 부동산 하락기에 잘못 물리면 경매로 보내도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면서 "자칫 1년 이상 자금이 묶일 텐데, 차라리 쉬는 게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대부금융협회와 점검회의를 열고 유동성 공급 확대를 비롯해 불법 사금융 근절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또 금융위는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들이 유연하게 은행채 발행 물량을 조정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조치가 2·3금융권 유동성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5.15%로 조사됐다. 전월보다 0.39%포인트 오른 것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연 5%를 넘은 것은 2012년 7월(연 5.20%) 이후 10년2개월 만이다. 금리 인상폭도 커 지난달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9%로 전월 대비 0.44%포인트 상승했다. 2002년 2월 0.49%포인트 오른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올해 들어 급상승한 기준금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2%포인트 인상해 현재 3.0%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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