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학생에 ‘담배·술’ 권하는 드라마…한국건강증진개발원, OTT 방영 드라마·영화 모니터링

담배 이미지

티빙(TVING)의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은 18세 이상 관람가이기는 하지만, 성인인 교사가 학생에게 술, 담배를 권유하거나 학생 담배를 빌려서 흡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티빙과 웨이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도 술을 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장면은 빈번히 등장한다. 114분 상영 시간 중 음주와 흡연 장면은 30분을 넘는다. 15세 관람가인 이 영화는 고등학생들이 관람할 수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KHEPI)은 절주·금연응원단(서포터즈)과 함께 OTT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음주·흡연 장면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이런 내용이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모니터링을 진행한 절주·금연응원단은 대부분이 음주 및 흡연이 가능한 법적 나이에 막 진입한 대학생들로 구성이 됐다. 절주와 금연 응원단 각각 19팀과 81팀이 OTT 드라마 11편과 영화 24편을 모니터링했다.

한국건강증진원 자료 캡처

모니터링 결과 방송 프로그램과 달리 OTT 드라마와 영화는 흡연하는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송출됐고, 청소년 음주와 흡연이 자연스럽게 묘사되는 장면도 목격됐다. 음주와 흡연 장면 노출 빈도도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OTT에서 음주와 흡연 장면 노출이 많은 것은 높은 이용률에도 불구하고 OTT 콘텐츠가 방송법 규제를 받지 않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미디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음주·흡연 장면은 성인은 물론이고 청소년의 음주와 흡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향의 청소년들이 영화나 미디어 속 음주·흡연 장면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음주와 흡연을 긍정적으로 인지하고 모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개발원은 “음주는 흡연 충동을 일으켜 음주의 시작이 흡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미디어와 영화, 특히 청소년이 즐겨보는 OTT 콘텐츠에서의 음주·흡연 장면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