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진태 조기사퇴' 촉구…'레고랜드 사태' 총공세

이원광 기자 2022. 10. 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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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태 발 금융위기사태 긴급진상조사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조기퇴진"을 촉구했다. 자금시장 혼란을 촉발한 김 지사의 채무보증 불이행 선언을 연일 지적하던 민주당이 비판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 진단과 책임 규명의 목소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는 31일 강원도청을 방문해 현장 점검 및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상임위원회에서도 현안 질의를 이어간다.

박홍근 "김진태, 하루 빨리 결단 내리기 바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김진태발 금융위기사태 긴급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김 지사를 향해 "경제참사 금융시장에 가져온 혼란을 책임지고 하루 빨리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금융시장과 기업의 돈줄이 줄줄이 막히는 초유의 일을 벌여놓고 조금 미안하다고 한다"며 "이 뿐 아니라 고의적 부도 사태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조기 귀국이 아니라 조기 사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얕은 정치 셈법으로 전임자 지우기에 나선 검찰 출신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김진태 지사의 귀환 바라는 국민은 없다"며 "강원도가 연내 채무 상환을 약속하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지나간 버스에 대고 손 흔드는 격이다. 신뢰가 생명인 금융시장은 패닉"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동아시아 지방정부 관광연맹 총회 참석차 베트남으로 출장을 갔던 김 지사는 전날 예정보다 하루 일찍 귀국했다. 김 지사는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α 규모'로 확대 운영한다는 정부 발표와 관련 "좀 미안하다. 어찌됐던 전혀 본의가 아닌데도 국회가 이런 식으로 흘러오니까 좀 미안하게 됐고"라며 "충분히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히고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설득해오는 과정 중에 약간 의외의 사태가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12월15일까지 전액 상환하겠다"며 "강원도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음에도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해서 다 갚겠다고 했으니 이제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원 마련을 위해 긴급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히며 "가을에 하던 2차 추경을 안 하고 아껴놓은 게 있다. 강력한 지출구조조정 (했다)"고 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귀국하고 있다. 김 지사는 애초에 내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레고랜드발 사태가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사태가 전방위로 확산되자 일정을 하루 축소해 27일 귀국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허영 "한 기초단체 보증 ABCP 금리 5.69%→13%"

이번 사태의 여파가 강원도는 물론 다른 기초단체까지 미친다는 지적도 나왔다. 레고랜드가 위치한 춘천을 지역구로 둔 허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GJC(강원도중도개발공사)는 당초 4.8%로 이자를 납부했는데 이번 사태 후 7.8%로 상승했다. 3%포인트(p) 이자 상승이라는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했고 고스란히 혈세로 막아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춘천시 역시 봉명산업단지를 개발하면서 ABCP(유동화기업어음)를 보증 섰는데 대출연장 불가 통보를 받아 15일동안 열심히 설득해서 이자가 기존 5.69%에서 13%로 뛰었다"고 했다.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조성사업을 했던 GJC(강원도중도개발공사)는 자금조달을 위해 2050억원 규모의 ABCP(유동화기업어음)를 발행하고 최문순 전 지사 시절 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섰다.

강원도는 지난달 28일 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고 GJC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아이원제일차의 2050억원 규모 ABCP는 만기일인 지난달 29일 상환되지 못해 이달 4일 부도 처리됐다. 채권 시장에 불안 심리가 번지면서 우량 회사채도 팔리지 않고 단기금융시장에 자금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태 발 금융위기사태 긴급진상조사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진상조사단 "고의 부도" 공세…"GJC, 2997억 땅 매각"

긴급진상조사단은 또 이번 사태를 "정치적 의도에 의한 고의 부도"라고 공세를 펼쳤다. 레고랜드 사태 등이 경제위기의 방아쇠가 될 수 있고 유사 사태를 방지하지 위해 근본적인 원인 진단과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다.

조사단은 이날 "회생 신청의 대상이 된 GJC는 이자도 못 갚을 형편이라는 김 지사의 주장과 달리 강원도의회 보고에서 약 2997억원의 땅을 매각했고 이 중 1200억원 정도를 회수해 이자는 물론 원금에 대한 채무 변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며 "또 내년 11월 만기까지는 전체 채무액의 80% 이상인 최소 1600억원 이상을 갚을 수 있다고 한다"고 했다.

조사단은 김 지사의 '책임 전가' 의혹도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조사단은 "(김 도지사 등은)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강원도와 전혀 상의하지 않은 채 기한이익상실 여부를 판단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금융권에서 진상조사단에 제보된 바에 따르면 아이원제일차는 김 지사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기자회견이 있던 지난달 28일 강원도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음을 고지했고 만기일인 다음날 29일에도 은행 영업시간 내 2050억원 대출금 전액을 지급할 것을 강원도에 요구했으나 강원도는 어떤 답변이나 반응도 보이지 않고 무시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31일 강원도청을 방문하는 한편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등에서도 관련 질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조사단 간사를 맡은 오기형 의원은 "시장 불안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다. 시장 상황의 변화에 대해 정부가 능동적 역할을 하고 함께 풀어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김 지사가 어제 와서 산불 나서 다 탔는데 담배꽁초 밟아서 껐다고 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제100주년 어린이날인 지난 5월5일 오전 수많은 가족단위 인파들이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놀이시설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공식 개장한 춘천 레고랜드 놀이시설은 세계에서 10번째 아시아에서 3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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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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