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변신한 정일우 "'고속도로 가족'으로 기존 이미지 바뀔 것"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고속도로 가족' 같은 영화를 찍고 싶은 갈망이 오래 있었다. 꿈을 이룬 것 같아 감사하다.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더 많은 다양성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영화 '고속도로 가족'을 통해 파격 연기 변신을 보여준 배우 정일우의 말이다.
28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만난 그는 "데뷔 17년 차다. 끊임없이 변화하려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고속도로 가족'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2016), '어른들은 몰라요'(2021) 조감독 출신인 이상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겸했으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받아 처음 선보였다.
정일우가 유랑하듯 살아가는 고속도로 가족의 가장 기우 역을 맡아 아내 지숙 역의 배우 김슬기와 부부 호흡했다. 극 중 기우는 아내와 딸, 아들을 데리고 휴게소를 전전하는 가장이다. 방문객에게 빌린 2만 원으로 하루하루 먹고산다. 정일우는 노숙인 역할을 표현하고자 망가짐마저 불사했다.
영화 '여장부'(2015) 이후 7년 만에 극장가를 찾게 된 정일우는 '고속도로 가족'을 "보석 같은 작품"이라 칭했다. 그러면서 "영화로 오랜만에 복귀할 때 일반적이지 않은 역할로 하고 싶었다. 그 와중에 기우를 만났다. 처음엔 배우로서 굉장히 욕심났다. 보자마자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일주일 정도 뒤에 감독님을 다시 만날 때까지 지옥 같았다. 엄청난 걱정과 고민을 갖고 감독님을 뵀다. 편하게 '거침없이 하이킥' 윤호라고 생각하고 하라고 하셨다"라고 돌이켰다.
정일우는 영화 속 기우네를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가족"이라면서 "남들이 보기엔 위험하고 굳이 저렇게 살아야 하냐고 할 거다. 사랑과 행복으로 포장해 살아가면 조금 설득력 있지 않을까"라며 "기우의 감정이 얼마나 치달을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영화를 안 보면 기우가 밝아 보이지만 큰 아픔이 있다"라고 귀띔했다.
"항상 작품을 선택하고 나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한 정일우는 "이미 내가 선택한 거잖냐. 인생엔 선택과 또 다른 길이 있다. 역할도 마찬가지다. 하기로 했는데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죽도 밥도 안 되는 거다. 외적으로 더 망가져도 상관없었다. 2만 원을 빌려야 하는데 너무 노숙인 같으면 안 빌려주지 않을까 해서 처음엔 멀쩡해 보이려 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정일우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역할로 변화를 주고 싶었다"며 "대중이 가진 제 이미지가 많이 바뀔 거로 생각한다.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다. 매 작품 노력하지만 드라마로는 쉽게 바뀌지 않더라. 이번 영화로 많이 다르게 생각하시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동료 배우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정일우는 "VIP 시사회를 했는데 박해일 선배님이 와서 보셨다"라며 "굉장히 좋아하는 선배님이다. 영화 보고 저한테 '일우야 너 욕해도 되겠다'고 하셨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욕할 장면이 없었다. 단순히 욕이란 게 아니라 많은 의미가 담겨 있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감사하고 기분 좋았다"라고 웃었다.
드라마 '굿잡'(2022)에서 호흡한 가수 겸 배우 권유리 역시 VIP 시사회에 참석했다면서 "보고 갔는데 '오빠 미쳤다. 고생 많이 했겠다'라고 하더라. 보통 상상도 못 했다는 반응이다. 어떻게 연기했냐고 이야기해줬다"라며 "'멀쩡한데 왜 이렇게 나오냐'는 반응을 듣고 싶었다. 재밌었다. 촬영하며 가진 감정을 관객도 이해하고 받아들여줘 신기했다"라고도 전했다.
'고속도로 가족'은 오는 11월 2일 개봉한다.
[사진 = 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인터내셔널컴퍼니]-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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