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그라피티' 그린 외국인들···CCTV에 걸렸다

서울·인천·대구 등 대도시 지하철 차고에 침입해 '그라피티'
영상 찍고 사진 남기는 대범함도···

[서울경제]

서울과 인천 등 지하철 차량 기지에 무단 침입한 외국인들이 전동차에 ‘그라피티’(graffiti)를 그리고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새벽 3시께 인천시 남동구 한 지하철 차량기지에서 A씨 등 외국인 2명이 침입해 전동차에 그라피티를 그리고 도주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심야 시간대에는 철로 주변의 고압 전류가 끊기는 사실을 노린 범행이었다. 이들은 보안 시설인 차량기지에 침입하면서 울타리와 철조망을 절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당시 차량기지에 있던 전동차 1량 차체에 스프레이 페인트 등을 활용해 ‘WORD’라고 적힌 영어 단어를 그렸다.

그라피티는 인천을 포함해 지난달 12일부터 약 2주간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전국 6개 도시 지하철 차량기지의 전동차 8대에서도 잇따라 발견됐다.

차량기지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이들이 전동차에 스프레이를 뿌리며 10분 가까이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들은 낙서를 완성한 뒤에는 여유롭게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라피티는 이탈리아어로 ‘낙서’라는 뜻이다. 흔히 도시 내 타인의 영역에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뜻한다.

미국에서 주로 흑인과 빈곤층의 좌절과 저항 의식을 글자와 그림 형식으로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표현한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타인의 재산권 등을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대부분 국가에서 범죄로 분류된다.

경찰은 그라피티 모양이나 침입 수법 등이 유사한 점을 고려할 때 같은 일당이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용의자들을 쫓고 있다.

경찰은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A 씨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등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변윤재 인턴기자 jaenalis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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