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수학 '지문' 너무 어렵다... 이러다 애들 '수포자'될라"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초등학교 1학년이 풀기에 현행 초1 수학교과서가 너무 어렵다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적했다.
문제가 어려운 게 아니라 '말(지문)'이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다. 일선 교사들은 초1 학생들이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원인으로 학생들의 문해력 부족과 더불어, 지문(문장형) 중심의 교과 구성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지금의 초1 수학 교육과정이 한글 기초 교육과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동아일보와 함께 초등학교 1학년 수학 교과에 대한 교사 인식 및 한글 기초 교육과의 연계성에 대해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8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소속의 초등교사 대상으로 지난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실시했으며 총 3936명의 초등학교 교사가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강득구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앞서 초1 학생 5명 중 1명꼴로 수학 학습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 자료를 확인하고 조사에 돌입했다.
설문조사 결과, 초등교사의 71.4%가 지금의 초1 수학 교육과정이 한글 기초 교육과 맞지 않으며, 69.6%의 교사는 초1 수학 익힘책이 학생 스스로 풀기에 난이도가 높다고 응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교사의 10명 중 3명(31.3%)는 현재 초1 교과서의 난도가 높다고 응답하고, 64.6%의 교사는 초1 수학교과서보다 수학 익힘책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또한 초1 학생이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70.8%는 '초1 학생의 한글 문해력 부족'을 꼽았고, 41.6%는 '지문(문장형) 중심의 교과 구성'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반 안에서 현재 초1 수학 교과 진도를 따라잡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한 학급에 20% 이상 있다고 대답한 교사들도 22.3%였다.
문제점은 무엇일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현재 초1 수학 교과서는 초1 학생의 한글 해독 수준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수학 학습에 진입장벽이 생기고, 한글 선행 등으로 이미 해독 수준이 높은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 수학 학습에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은 "초1 교과서를 집필할 때 초1 학생들이 초등학교 입학 당시 한글을 제대로 배워오지 못했다는 전제 하에 교과서와 지문 말풍선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실제로 현재 초1 수학 교과서에는 '첫째' '여덟째' '많습니다' 등 경음, 격음, 겹받침 등이 포함된 단어가 많다. 이 단어들은 이 시기 학교에서 배우는 한글 교육의 수준보다 높다. 이 시기 초1 학생들은 국어 교과서로 한글 자음을 배우고 있다. 쌍자음은 1학년 1학기 마지막에 배우고, 겹받침은 1학년 2학기에 배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다 배우고 와야 한다라는 명제가 학부모들에게 정설로 인식되고 유아들의 수학과 국어 선행 사교육 열풍이 식지 않는 것"이라며 "이로 인한 초등학교 이전의 과도한 선행 사교육은 유아에게 과중한 학습 부담을 지우게 되어 학습 의욕을 상실케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현재 수학 교과서보다 수학 익힘책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학 익힘책은 학생이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다시 스스로 익히는 교재로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수학 교과서보다 더 높은 난도를 가진 문제를 삭제하고 교과서 수준으로 수준을 낮춰 학생 스스로 흥미를 가지고 문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학생 중심 교육 실현을 위해선 학생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해야 한다"라며 "학습을 처음 시작하는 초1 학생들에게 수학이 어려운 학문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앞으로 학습 동기와 태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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