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이을 상하이 서기에 천지닝 베이징 시장…칭화대 출신 환경공학자 ‘깜짝’ 발탁

이종섭 기자 2022. 10. 2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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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기, 과학기술 전문가 중시
‘즈장신쥔’ 이어 칭화대 인맥 부상
천지닝 중국 상하이시 당 서기. 바이두 캡처

사실상 중국 차기 총리로 내정된 리창(李强)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뒤를 이을 상하이시 당 서기로 천지닝(陳吉寧) 베이징 시장이 ‘깜짝’ 발탁됐다. 중국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의 당 서기는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서는 중요한 발판이 되는 요직 중의 요직이다. 천 신임 서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출신 환경공학자다. 시 주석이 과학기술을 중요시 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집권 3기에 그의 저장성 근무 시절 인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에 이어 칭화대 인맥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결정에 따라 리 상무위원이 더 이상 상하이 서기를 겸직하지 않고 천 시장이 상하이 당 서기를 맡는다고 28일 보도했다. 천 서기는 앞서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통해 핵심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위원에 선출돼 승진이 예상됐지만 상하이시 당 서기 발탁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1964년 길림(吉林)성에서 태어나 칭화대 토목·환경공학과와 환경공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엠페리얼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칭화대 교수로 부임해 총장까지 지낸 학자이자 환경공학자 출신이다.

중국 정부의 환경 정책 고문으로 일하다 시 주석 집권 후인 2015년 환경보호부(현 생태환경부) 부장(장관)에 임명돼 정계에 입문했다. 2018년부터 베이징 시장을 맡아 공기질 문제 등 수도 베이징의 환경 개선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뒀고 올해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통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기여하면서 시 주석으로부터 큰 신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부 상하이 관리들은 학문적·정치적 기반이 대부분 베이징에 있고 상하이에 특별한 연고나 경험이 없는 천 서기의 임명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과학기술 관료를 요직에 기용하려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내에서 이번에 24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에 새로 선임된 13명 중에는 천 서기를 비롯해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6명이나 포함됐다.

상하이 당 서기는 리창 전 서기가 차기 총리에 발탁된 것에서 보여지듯 중국 공산당 내 최고 지도부로 가는 핵심 승진 경로로 인식된다. 그를 비롯해 1987년 이후 상하이 당 서기를 지낸 9명 가운데 2008년 부패 사건으로 투옥된 천량위(陳良宇) 전 서기를 제외한 8명이 모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다. 천 서기 발탁에는 칭화대 인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시 주석 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이 당내 권력을 모두 장악하며 리 전 서기와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서기 등 시 주석과 저장성에서 함께 근무한 즈장신쥔이 최고 지도부의 주류를 이룬 가운데 칭화대 인맥의 약진도 상당히 눈길을 끈다. 현 중앙정치국 위원 중에는 천 서기 외에도 상무위원인 리시(李希)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비롯해 리간제(李干杰) 산둥(山東)성 서기, 황쿤밍(黃坤明) 전 중앙선전부 부장, 장궈칭(張國淸) 랴오닝(遼寧)성 서기 등 칭화대 출신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중국 공산당은 당 대회 이후 다른 분야의 후속 인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의 선전 활동을 총괄하는 중앙선전부 부장에는 14세 때 베이징대에 입학해 ‘천재’로 소문났던 리슈레이(李書磊) 부부장이 승진·임명됐고, 비공산당 정파와의 교류 및 소수민족, 종교 업무 등을 관할하는 중앙통일전선공작 부 부장에는 스타이펑(石泰峰) 사회과학원 원장이 새롭게 선임됐다. 황쿤밍 전 중앙선전부장은 곧 광둥(廣東)성 당 서기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황 전 부장은 칭화대(박사) 출신인 동시에 즈장신쥔의 일원이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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