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 '데뷔 20주년' 노을 "JYP 가수→연습생 강등...제일 힘들었죠"

강경윤 2022. 10. 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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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ㅣ 강경윤 기자]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서 성인으로 거듭나는 나이 '스물'.

가수 나이로 '스물'이 된 그룹 노을이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을 발매하고 취재진을 만났다.

20년 동안 힘들고 지치고,영광스럽고 기쁜 모든 순간을 함께 했던 노을 네 멤버가 느끼는 소감도 남달랐다.

이상곤은 "20년 동안 멤버의 변화 없이, 추가도 교체도 없이 넷이서 같이 함께 해준 것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 우리의 음악을 계속해서 들어주시며 함께 같이 걸어와준 분들에 대해서도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02년 이상곤, 전우성, 나성호, 강균성 등 보컬로만 이뤄진 노을은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해 '청혼', '전부 너였다', '붙잡고도' 등과 같은 곡들을 히트시켰다. 삶을 노래하고 추억을 되새기면서 호흡처럼 스며드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노을은 한 장르에 국한된 그룹이 아닌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강균성은 지난 20년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살다보니까 어느덧 하나 당연한 것도 없고 혼자 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좋았던 건 기쁨이 됐고, 슬프고 힘들었던 건 성장이 됐다. 돌아보니 다 의미있고 감사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가요계에서 보컬 그룹이라는 한 길만 걸어온 노을에게 '꽃길'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멤버들이 군대로 인한 공백기가 생기면서 네명의 멤버들이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이 뿔뿔히 흩어졌던 시간도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1집을 마쳤을 때였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았다.

강균성은 "투자를 받고 앨범을 냈는데 큰 수익을 안겨주지 못했고, 결국 다음 앨범에 대한 기약이 없어졌다. 우리 숙소는 다른 친구들을 내어줘야 했다. 한마디로 가수에서 연습생 신분으로 다시 강등된 거였다. '청혼'이 나오기까지 우리 네명이 매일매일 노래 연습을 하고 안무를 짜서 (박)진영이형 앞에서 테스트 받고 정말 처절히 열심히 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노을 멤버들은 가장 좋았던 시간들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강균성은 팬들과 함께 갔던 1박2일 캠핑을 떠올렸고, 나성호는 소극장에서 노을의 첫 콘서트를 열었던 순간을 기억해냈다. 전우성은 데뷔 전 앨범 자켓 촬영을 위해 필리핀 보라카이로 떠났던 날을 기억했다. "바닷가에서 함께 얼음땡 하고, 별이 막 쏟아지는 걸 봤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며 기억에 젖었다.

노을은 미니앨범 '스물'을 통해 애틋한 이별의 감성 뿐 아니라, 우리의 늦가을을 안아줄 따뜻한 감성을 담아낸 수록곡들로 리스너들을 찾아가고자 한다. 또 수고와 감사, 그리고 위로의 감정을 담은 '우리가 남이 된다면'을 고심 끝에 결정했다. 강균성은 "우리에게 스물은 정말 의미 있는 숫자다. 20주년을 자축한다기 보다는, 감사한다는 의미를 담아 멤버들이 곡에 참여했다."고 귀띔했다.

대표적인 수록곡은 나성호의 '이츠 오케이'다. 그는 이 곡을 만들면서 '이 세상에 모든 소수자(마이너리티)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남과 좀 다르다고 해서 괴로워 하거나 슬퍼하는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이 앨범 주제와도 연관이 되어서 다행이었다."고 강조했다.

노을이 여전히 다양한 히트곡들을 내고 매년 콘서트를 하는 굳건한 그룹이 된 건 정체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 덕이었다. 강균성은 멤버 전우성이 트렌드에 민감하게 따라가기 위해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연굴도 열심히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곤 역시 "바이브레이션 갯수,호흡의 양, 톤 등 작은 것 하나하나 다 신경쓴다."고 설명했다.

전우성은 "녹음을 할 때 보면 신인 작곡가들은 우리가 꽤 연차가 됐는데도 계속 예민하게 녹음을 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 신기해 하는 것 같다. 보컬 그룹인만큼 작은 것 하나하나 신경 쓰는 그런 느낌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노을은 노을처럼 따뜻하게 사람들을 안아줄 수 있는 그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곤에 따르면 노을 멤버들은 '노을'이라는 그룹명이 정해졌을 때 싫어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노을이 주는 느낌을 생각하면 "팀명을 정말 잘 지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균성은 "우리는 우리의 음악이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듣고 따뜻하게 포용해줄 수 있다는 느낌을 받길 바란다."면서 "한 때는 팀명 때문에 '빨리 지고 싶은 거냐'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20이라는 숫자에 걸맞게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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