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당한 8억원대 구리 83톤, 경찰에 뺏기자 또 훔치려던 일당 '구속'

지난 8월 30일 새벽 A씨 일당이 지게차를 이용해 공장에 있던 구리스크랩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자신이 일했던 공장에 있는 7억7000만원 상당의 구리 83톤을 훔친 뒤 경찰이 장물업자로부터 압수해 공장에 돌려주자, 다시 훔치려 한 30대가 구속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34세 남성 A씨와 공범 등 5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장물업자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8월 30일 오전 3시쯤 공장 출입문을 절단기로 열고 중장비를 이용해 구리스크랩 83톤을 대형 화물차에 실어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파주시 소재 전기배전판 공장에서 8년간 근무하다 퇴사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후배들과 함께 공장주가 15년간 모은 구리스크랩 83톤을 훔치기로 공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새벽에 공장에는 근무자가 없어 보안이 취약하다는 점을 이용했다. 또한 그는 공장 침입조에게 내부 약도를 그려 침입 경로와 폐쇄회로(CC)TV 위치, 절취 후 이동 방법, 검거 시 대처방법 등을 숙지시키는 치밀함을 보이며 범행을 주도했다.

A씨는 훔친 구리를 장물업자에게 7억7000만원에 팔았다. 그러나 판매대금 중 2억8000만원을 공범 2명이 갖고 달아났다.

경찰은 곧바로 장물업자를 붙잡고 판매대금 4억9000만원과 구리 83톤을 압수했다.

아무런 이득을 챙기지 못한 A씨는 2차 범행을 공모했다. 그는 압수한 구리 83톤이 공장에 되돌아간 사실을 알고 지난 9월 14일 오후 9시쯤 후배 B씨(24)를 시켜 구리스크랩을 훔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B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도 또 다른 지인과 고양시의 한 카페에서 3번째 범행을 모의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수사가 진행 중임을 알았지만 개인 채무 압박 때문에 또다시 구리를 훔치려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고가의 원자재는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여 언제든지 절도 범행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관련 업체는 CCTV설치 등 보안시설 강화로 범행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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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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