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엔저에도···일본, 초저금리 유지키로

김서영 기자 2022. 10. 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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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7개월 동안 중단됐던 부산∼일본 국제 여객선 운항이 28일부터 정상화된다. 사진은 한일 국제여객선 운항이 재개된 28일 일본 목적지가 표시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의 여객선 결항 안내 화면. 연합뉴스

고물가와 엔화 약세에 처한 일본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가기로 했다.

28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전날부터 이어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거쳐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금융 및 외환 시장의 발전과 일본 경제 활동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은 경기회복을 명분으로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가 벌어지며 엔화 가치는 지난 2월 이후 8개월 동안 25% 이상 증발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달러당 151엔 후반대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선 146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안팎에선 일본 정부가 복면개입을 했으리라 보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 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일본은행은 내년 3월까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9%로 상향했다. 일본 총무성이 이날 발표한 도쿄 23구 10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지난해 동월 대비 3.4% 올랐다. 소비세율 인상 영향을 제외하면 1982년 6월(3.4%) 이후 4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총무성이 지난 21일 발표한 9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지난해 동월 대비 3% 상승해 소비세율 인상 영향을 제외하면 1991년 8월(3.0%) 이후 31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엔화 약세와 더불어 원자재·에너지 가격이 오르며 일본 무역수지 적자 폭은 확대됐다. 2022회계연도 상반기(올 4∼9월) 무역적자는 11조75억엔(약 106조원)으로,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79년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에 따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도 기존 2.4%에서 2%로 하향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7일 또 한차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밟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다음달 초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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