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안전정책 여전히 실종된 택시기사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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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입니다안 오면 승차 거부야."
70대 택시기사는 호출을 부른 승객에게 전화를 걸어 취소를 요청했지만, 해당승객은 "안 오면 승차거부로 신고할 거야" 등 입에 담지 못할 비아냥과 폭언을 내뱉었다.
다만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불구하고 택시기사들이 되돌아오지 않는 데에는 심야시간대 취객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택시기사의 안전대책도 함께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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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정부, 택시대란 기사 수입에만 집중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택시 기사입니다…안 오면 승차 거부야."
지난 12일 오후 5시30분께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마포역까지 가기 위해 택시에 올랐다.
어렵게 탄 택시에서 기사의 난감한 표정을 목격했다. 길에서 탑승한 승객과 택시 호출이 동시에 배정됐기 때문이다.
70대 택시기사는 호출을 부른 승객에게 전화를 걸어 취소를 요청했지만, 해당승객은 "안 오면 승차거부로 신고할 거야" 등 입에 담지 못할 비아냥과 폭언을 내뱉었다.
택시기사는 이 같은 승객들의 폭언이 처음이 아닌 듯했다. 이내 체념한 듯 마포역으로 향했다.
기사는 자신의 상황을 플랫폼 회사에 설명하기로 했다. 폭언을 내뱉은 승객이 승차거부로 신고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카오T 고객센터는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상담원 연결은 목적지에 도착한 40분이 지나도록 연결되지 않았고, 챗봇을 이용하라는 안내만 되풀이됐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해당시간은 퇴근시간으로 고객센터의 전화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여서 상담원 연결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택시기사의 소명을 충분히 듣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입이 줄어든 법인 택시기사들이 택배와 음식배달 등 다른 업종으로 대거 이탈하면서 요즘 수도권에서 택시 타기란 여간 쉬운 게 아니다.
급기야 국토교통부도 국민들의 집에 갈 권리를 내세우면서 심야 운행조, 탄력 호출료, 택시부제 해제 등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워 돌아선 택시기사를 잡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작 택시기사들은 돌아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국 법인택시 기사는 10만2000명에서 7만4000명으로 27.4% 크게 줄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에는 3만1000명에서 2만1000명으로 약 1만명이 감소한 실정이다.
심야시간 현장에서는 택시를 먼저 타기 위한 눈치작전도 쉽게 볼 수 있다. 손에는 휴대전화를 들고 언제 올지 모르는 택시를 부르는가 하면 지나가는 택시에 연신 손을 흔들어 보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대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기사의 수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이 심야시간대 불특정다수로 부터 노출된 택시기사의 폭행 피해건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2425건에 머물던 전국 운전자 폭행사건은 2020년 2894건, 2021년 4261건으로 1년 새 472%나 급증한 실정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최저생계 수준에도 못 미쳤던 택시기사의 처우개선은 불가피하다. 다만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불구하고 택시기사들이 되돌아오지 않는 데에는 심야시간대 취객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택시기사의 안전대책도 함께 선행돼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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