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경례' 관함식 참가 결정에 "친일적 사고" 비판

조현호 기자 2022. 10. 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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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안보상 함의 최우선 고려"
설훈 "소부장 문제, 강제징용 재판 결과 해결없이 욱일기에 경례? 친일 사고"
KBS MBC 등도 "욱일기 경례 논란" 우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방부와 해군이 오는 11월6일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 우리 함정을 참가시키기로 결정하자 우리 해군이 욱일기에 경례하는 행사에 참가해야 하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왔다. 민주당에서는 “친일적 사고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방부와 해군은 27일 오후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과거 일본 주관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이 두 차례 참가했던 사례와, △국제관함식과 관련한 국제관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가지는 안보상의 함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였음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번 관함식에 우리 해군 최신예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이 오는 29일 진해항을 출항해 11월1일 일본 요코스카항에 입항할 예정이며, 같은달 6일 국제관함식 본행사에 참가한 후 참가국 함정들과 7일까지 다국간 연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제관함식 참가국 함정들이 참여하여 실시하는 다국간 연합훈련을 두고 국방부는 “조난·화재 선박에 대한 수색 및 구조를 위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본이 개최하는 관함식에 참가하게 되면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함정을 향해 경례를 해야 한다는 데 있다. 이런 탓에 7년간 관함식에 참가하지 않았다.

▲일본 국제관함식에 참석하기로 한 국방부 결정을 두고 욱일기에 경례해야 해 논란이라고 KBS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9 영상 갈무리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 백브리핑에서 '일본 관함식에 참석해 욱일기 경례하는 것을 감수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견해를 묻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말이 안되는 소리”라며 “국정감사장에서 여러 차레 지적을 한 것처럼 (일본 수출규제로)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문제와 일본 강제징용 재판결과에 대한 해결도 안 된 상태에서 뭣 때문에 욱일기에 경례하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설 의원은 “국감 때 '결정됐냐'고 물어봤을 때는 끝까지 결정 안했다고 하더니 (27일) 발표가 났다”고 전했다.

설 의원은 “친일적 사고에서 나온 것 아닌가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굳이 북한이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일본이 꼭 들어와야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한미동맹만으로도 충분히 북한에 대항할 수 있는데, 굳이 일본까지 들어와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설 의원은 “그건 일본의 이익을 따르는 일이니 가지 말도록 장관에 몇 차례 얘기했는데도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은 국민적 지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정에 방송사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KBS는 27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9'의 '욱일기 논란에도 관함식 참석'에서 “우리 해군은 관례상 일본 함정에 경례를 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제국주의 상징 욱일기를 계승한 깃발에 경례를 하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MBC도 '뉴스데스크'의 '7년 만에 일본 관함식 참석' 리포트에서 앵커가 “일본의 관함식에 우리 함정을 보내는 건 2015년 이후 7년 만인데,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향해 우리 해군이 경례를 할 것인가, 이번에도 이 문제가 논란이 될 거 같다”고 지적했다. MBC는 “이번 관함식에서도 욱일기가 걸린 일본 함정을 향해 우리 해군이 경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관함식 참석 여부는 이례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에서 결정됐는데, 일본과의 관계 개선 특히 군사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이번 정부 기조가 반영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국제관함식에 참석하기로 한 국방부 결정을 두고 욱일기에 경례해야 해 논란이라고 MBC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SBS는 같은 날짜 '8뉴스'의 '7년 만에 日 관함식 참가'에서 “국방부는 관함식 참석 관련 최대 논란 지점이던 욱일기와 다름없는 자위함기에 대한 경례에 과거 일본 국제 관함식에 두 차례 참가했던 사례와 자위함기를 인정하고 있는 국제관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SBS는 “파견 함정을 이지스함이나 구축함 같은 전투함이 아닌 함대에 군수품을 지원하는 군수지원함으로 정한 데에도 국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도 메인뉴스인 '뉴스9'의 '7년 만에 日 관함식 참가…“엄중한 안보 고려”'에서 이 내용을 보도했지만 국방부 결정을 적극 설명하는 내용을 위주로 보도했다. TV조선은 “2015년 이후 7년 만으로 우리 정부도 이번 결정이 국내에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며 “다만, 커지는 북핵 위협 속에 안보에 우선순위를 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널A의 메인뉴스인 '뉴스A'와 JTBC의 '뉴스룸'에서는 이 사실을 27일 저녁뉴스에서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 관함식 참석에 대해 답변하는 내용은 영상의 8분15초부터 확인 가능.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 관함식 참석에 대해 답변하는 내용은 영상의 8분15초부터 확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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