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티베트에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
77일째 봉쇄 중…“너무 힘들다”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 시위
80일 가까이 봉쇄 중인중국 티베트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고 B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수백명이 시위를 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골목길을 차단하고 시위대에게 확성기로 “이해하고 돌아가라”고 외쳤다. 이 시위는 지난 26일 발생해 밤새 이어졌으며 시위대는 대부분 한족 이주노동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남성이 보통화(표준 중국어)로 “이들은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었다. 이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러 여기 막 온 사람들이고 본토에서 돈을 벌 수 있었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우리는 집에 가고 싶다”는 글귀와 함께 행진하는 사람들이 담긴 영상도 올라왔다.
BBC는 일부 영상이 최근 라싸에서 촬영된 것을 확인했으며 중국 소셜미디어 더우인에서도 영상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영상들은 삭제되었지만 트위터에 다시 게시됐다.
자신이 한씨라고만 밝힌 한 현지 여성은 “매일 집에 갇혀 있고 삶이 너무 힘들다. 지금 라싸는 물가는 너무 높고 집주인은 사람들을 쫓아내고 있다. 노동자들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사람들은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이날 시위는 최소 19명이 사망한 2008년 봉기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당시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 독립을 촉구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티베트는 77일째 봉쇄 중이다. 인권 단체들은 봉쇄조치가 취해진 이래 여러 명의 티베트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24의 지난 8월 보도에 따르면 모든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며 양성 판정을 받으면 검역소에 격리된다. 검역소는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식량과 의료지원이 부족하다.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면 ‘분리·독립’을 추진한 혐의가 적용되며 관련 영상은 온라인에서 지워진다.
프랑스24는 “제로 코로나를 위한 봉쇄와 검역은 중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티베트에서는 특히 가혹해 보인다”고 전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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