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유동성 지원 앞서 자구 노력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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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3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대로 떨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 위기를 언급하며 정책 당국을 흔들고 있다.
정책 당국은 책임 분담과 자구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인수·합병(M&A)과 자산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부동산 및 주식 등 자산시장과 관련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
물가 안정과 더불어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을 위한 획기적인 기업 및 산업 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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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대로 떨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 위기를 언급하며 정책 당국을 흔들고 있다. 선동적 여론에 밀린 잘못된 정책은 국민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절실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과거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2017∼2021년 중 평균 GDP 증가율은 2.3%이고, 평균 고용률은 60.6%였다. 지난 3분기 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1%이고, 6∼9월의 고용률 평균이 62.8%다. 지난 9월 취업자 수는 2021년보다 111만6000명이 많다. 고용과 성장 측면에서 현재의 경제 상황은 지난 5년간의 경제 상황보다 월등하게 좋다.
그런데도 금융시장이 불안한 것은 그동안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은 정책 실패로 경기가 악화하자 국가채무를 늘리면서 재정을 풀었고, 통화 당국도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해 3분기 이후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했으나, 저금리 정책은 계속됐다. 2017년부터 상승하던 부동산 가격은 저금리 상황에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해 8월부터 한은은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나, 통화량 증가율은 더 높아졌다. 주가는 한은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전인 지난해 6월부터 떨어지고 있었다.
문 정권은 탈원전과 보조금 사업으로 에너지 수급 체계를 고비용 구조로 만들었다. 전력 요금을 통제해 국민의 눈을 속인 정치 행태로 인해 23조4900억 원의 폭탄이 채권시장에 터졌다. 누적된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반기는 금융시장은 없다. 가스 의존도를 낮췄더라면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대폭 줄었을 것이고, 환율도 상대적으로 덜 올랐을 것이다. 늘어난 국가채무도 불안을 키웠다. 문 정권이 규제를 양산하면서 경제를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우리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기 시작했고, 경제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금융시장이 더 불안해졌다.
금융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섣부른 지원보다는 채권자의 책임 분담과 채무자의 자구 노력이 필수다. 강원중도개발공사 부도 사건의 본질은 경영 부실과 도덕적 해이다. 금융의 본질은 경영 위험을 파악해서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다. 보증에 기대서 부실 위험이 큰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은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부실 책임을 분담해야 할 채권자에게 정치적 대립과 압박을 통해 지원을 유도하려는 것은 잘못이다. 이익은 자신들이 보고 손실은 사회가 책임지는 구조가 용인돼선 안 된다. 정책 당국은 책임 분담과 자구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인수·합병(M&A)과 자산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부동산 및 주식 등 자산시장과 관련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
무분별한 유동성 지원으로 시장금리 정상화가 지연되면,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의 숨바꼭질이 시작돼 서민들의 고통은 더 커진다. 지금 우려되는 것은 기업의 투자 감소다. 저금리에 의존하기보다는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을 얻어 기업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물가 안정과 더불어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을 위한 획기적인 기업 및 산업 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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