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의 적은 '서방 엘리트'"…서방 이간질 나선 듯

이서영 기자 2022. 10. 2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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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례 외교정책회의에서 러시아가 싸우는 대상은 서방 전체가 아닌 '서방 엘리트들'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정치 분석가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푸틴 대통령의 의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긴장을 키운 건 서방 정책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속임수이며 아무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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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는 두 개의 서방 중 공격적이고 신식민지주의적인 엘리트
푸틴, 핵 사용 안 할거라 단언…NYT는 "신뢰할 수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례 외교정책회의에서 러시아가 싸우는 대상은 서방 전체가 아닌 '서방 엘리트들'이라고 강조했다. 자국민들보다는 해외의 보수주의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구분지어 말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NYT) 푸틴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서방 엘리트'가 러시아의 적이라고 언급한 것이 미국 내 보수주의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와 최근 전쟁비용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유럽의 상황을 고려해 연설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두 개의 서방이 있다며 "한 부류는 러시아인들이 친밀감을 가지는 전통적이고 기독교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서방이며 다른 하나는 공격적이고 신(新)식민지주의적이며 신자유주의적 엘리트 서방 국가"라고 구분지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신 식민지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나토를 비롯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서방 동맹들을 겨냥해 '서방 엘리트'라고 분류한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엘리트들이 러시아가 과거 소련시대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을 못하게 막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소련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를 다시금 러시아의 일부로 병합하려는 의도를 나토의 '확장 정책'이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것은 소련 붕괴 이후 지속해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나토의 동진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는 핵 전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정치적으로든 군사적으로든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NYT는 핵 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장본인이 푸틴 대통령임을 꼬집으면서 크렘린궁의 발언은 신뢰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그 이유로 우크라이나 침공 며칠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가 침공 사실을 부인한 것을 들었다.

러시아의 정치 분석가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푸틴 대통령의 의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긴장을 키운 건 서방 정책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속임수이며 아무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비웃었다고 NYT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이 한 일을 가지고 서방을 비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돌랴크 대변인은 트위터에 "푸틴이 하는 그 어떤 연설이든 두 단어로 묘사될 수 있다. 프로이트를 위하여(for Freud)"라고 비꼬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오스트리아 생리학자이자 정신병리학자로 인간의 행동이 합리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무의식이 행동과 정서를 규정한다는 '정신분석학' 이론의 창시자다.

나토가 동진해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을 막고 우크라이나를 병합해 구 소련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푸틴의 욕망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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