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같은 하청업체…외벽 작업중 또 노동자 추락사

[중대재해처벌법]

부산 북부경찰서. 부산경찰청 제공

두달 전 외벽 페인트칠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떨어져 숨진 아파트에서 같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또다시 추락해 숨졌다. 숨진 노동자들은 같은 업체 소속이다.

지난 27일 오후 3시41분께 부산 북구 만덕동 ㄱ아파트 7~8층에서 외벽 페인트칠 작업을 하던 ㄱ(40대)씨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ㄱ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밧줄에 설치된 코브라(추락을 예방하는 안전 고리)가 작동하지 않아 ㄱ씨가 땅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맡겼다. 경찰은 목격자와 ㄱ씨가 속한 ㄴ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정확한 추락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안전관리·안전수칙 준수 등 업무상 과실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지난 8월에도 이 아파트에서 같은 사고가 났다. 지난 8월8일 오전 10시26분께 이 아파트 13층에서 외벽 페인트칠 작업을 하던 40대 ㄷ씨가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당시에도 아파트 외벽 페인트칠 작업을 맡은 것은 ㄴ업체였다. 경찰은 밧줄이 낡아 노동자가 작업 중에 끊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결론 내고 ㄴ업체 대표이사와 현장소장 등 안전책임자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ㄴ업체는 첫 번째 사고 이후 밧줄을 새것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업체에서 발생한 노동자 추락 사망사고가 벌써 두 번째다. 안전관리, 안전수칙 준수 등 엄정히 살펴보겠다. 업체 과실로 확인되면 압수수색과 안전책임자 등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