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 평가 '합격'했지만 '한미 전작권 완전 전환'까진 여전히 가시밭길

박응진 기자 2022. 10. 28. 10: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합방위 주도시 필요한 한국군 군사능력 3단계 중 2단계 합격
실제 전작권 전환까진 북핵 대응 능력 등의 검증 절차도 거쳐야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2부에 돌입한 29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의 한 훈련장에서 자주포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2.8.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미 군 당국이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따른 우리 군 주도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평가에서 합격 판단을 내렸다. 2019년 8월 연례 한미훈련을 계기로 기본운용능력(IOC) 평가가 종료된 지 3년2개월 만이다.

그러나 실제 한미 간 전작권이 전환되기까진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FOC 다음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를 거쳐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한국군의 군사적 능력'이 검증되더라도 △한미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역내 안보환경 등 다른 2개 조건도 함께 검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28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8월22일부터 9월1일까지 진행된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기간 중 FOC 평가가 이뤄졌으며, 그 결과는 이달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47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에 보고됐다.

한미 공동평가단은 FOC 평가를 종합해 합격 판단을 내린 뒤 한미 합동참모본부 협의체인 MCM에 보고했다. FOC를 통해선 미래연합사 연합임무 필수과제목록(CMETL) 73개 중 49개 과제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으며, 평가단은 모든 과제에 '충족' 평가를 내렸다.

FOC 평가는 우리 군 대장(4성 장군)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의 전구(戰區)작전 수행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3단계 평가 중 IOC 평가에 이은 2번째 단계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실시된 UFS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 사령관 대신 안병석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육군 대장)이 지휘한 바 있다.

FOC 평가 결과는 다음주 미 워싱턴DC에서 진행되는 한미 국방장관 협의체 한미안보협의회(SCM)에 보고돼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CM에서 FOC 평가 결과가 승인되면 3단계 중 마지막인 FMC 평가를 앞두게 되지만, FMC 평가가 언제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FMC 평가는 한미가 전작권 전환을 위해 설정하는 '목표연도' 직전 해에 이뤄지는 한미연합훈련에서 실시될 전망이다. 이 목표연도는 △한미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역내 안보환경 등 다른 2개 조건의 진행 상황을 함께 감안해 설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한국군의 군사적 능력' 검증에서 일부 진전이 있을 뿐, 다른 2개 조건의 검증 작업은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일 오전 대구 수성구 고모역 보수기지 일대에서 열린 '한미연합 위험성급조폭발물제거(EHCT) 훈련'에서 미군 11공병대대 여군이 가상의 테러 진압 도중 발생한 국군 부상자를 둘러업고 이송하고 있다.2022.9.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에 따라 우리 군이 미군으로부터 전작권을 돌려받을 시기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군 안팎의 관측이다. 군 소식통은 "3가지 조건에 대한 공동평가가 이뤄진 후에 한미 간 목표연도를 협의하는 것"이라며 "아직 절차가 길게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이 '전작권 전환에는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점을 고려할 때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완료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5월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작권 전환에 관한 질문에 "작전지휘권 귀속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명분·이념 등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전작권 전환을) 빨리 하려면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한다"라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VOA 인터뷰에서 우리 군의 △정보·감시·정찰(ISR) 능력 확충과 △북한군 핵 투발수단에 대응할 방어체계 고도화를 전작권 전환의 선결과제로 꼽았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조기 전작권 전환을 추진했지만 미군 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와 우리 군의 훈련 부족 등을 이유로 관련 논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문재인 정부 때 FOC 평가가 진척을 보지 못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으로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 실시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군의 작전통제권은 한국전쟁(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14일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총사령관에게 모두 위임했다가 1994년 12월 평시 작전통제권만 되찾아왔다.

당시 우리 정부는 '전작권도 1995년까지 완전히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었지만, 북한의 핵개발이 본격화되고 1994년 전쟁위기설까지 불거지자 미국 측과의 협의를 거쳐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2012년 한미 간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안보 공백 우려를 이유로 2015년 12월로 그 시기를 다시 미뤘고, 박근혜 정부 땐 아예 시기를 명시하지 않은 COTP를 마련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