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강조한 대전 민선 8기…정작 청년 행사는 '패싱'

대전CBS 김미성 기자 2022. 10. 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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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청년들…"누구를 위한 청년 정책 제안인가, 청년이 들러리?"
청년의회서 의장 인사말 끝나니 우르르 나간 시의원들 '눈살'
지난 26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2022 대전 청년 의회 모습. 대전시의회 제공


'청년 정책'을 강조해온 민선 8기 대전시가 오히려 주요 청년 행사는 패싱하며 청년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청년들은 대전시정과 시의회에 대해 "청년이 떠나지 않는 대전을 만들겠다더니 청년과 소통을 안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후보 시절부터 취임 뒤까지 공식 석상에서 '청년'이란 단어를 강조해왔다. 특히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다양한 청년 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CBS 취재결과, 지역 청년들의 반응은 냉담 그 자체다. 1년 중 가장 큰 청년 행사인 '청년주간'이나 청년 정책을 제안하는 '청년의회'에서 대전시장 등 주요 인사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청년 없는 청년 정책", "청년을 들러리 세운다"는 성토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청년의회'는 1년에 한 번 대전 청년들이 청년 정책을 제안하고 시장, 부시장, 시의원 등과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자리다.  실제 청년이 제안한 정책 중 일부는 시 담당부서에서 검토해 수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청년의회에 이장우 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애초 참석하기로 돼있던 이택구 부시장 역시 전날 불참을 통보했다. 이 시장은 일류경제도시 대전 파이팅 싸이콘서트에, 이택구 부시장은 대전하나시티즌과 김천 상무의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 홈경기 관람을 위해 불참했다는 게 대전시 설명이다. 시에서는 복지국장과 대전시 복지여성특별보좌관이 참석했다.

대전청년정책네트워크(대청넷) 송경섭 공동대표가 CBS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김미성 기자


대전청년정책네트워크(대청넷) 송경섭 공동대표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부시장과 제가 질의를 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자기 복지국장과 질의를 하는 것으로 바뀌어 황당했다"며 "문화 정책을 복지국장과 질의하는 게 맞는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송 대표는 대전시의원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시의회에서 열린만큼 중요한 건 시의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원래 11명이 오기로 돼있었는데 11명도 다 안 왔다"며 "그리고 이상래 의장의 축하 인사가 끝나자마자 청년 정책은 듣지도 않고 우르르 다 나갔다. 김민숙 의원, 딱 한 명 제외하고"라고 꼬집었다.

또 "시장께서 청년들이 다 떠나는 현실을 개선해야한다고 이야기했고, 저희가 제안한 정책들도 다 그 이야기와 맞물리는 내용인데 시장도, 시의원도 아무도 안 들으니 저희끼리만 속된 말로 의회에서 놀이를 한 것"이라며 "시의원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들이 없으니까 굉장히 공허했고, 사실 시의원이 없으면 굳이 행사를 시의회에서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일갈했다.  

현장에 있었던 또 다른 청년활동가 A씨도 "특히 청년 시의원들은 비판받아야 한다"며 "청년이란 타이틀을 달면서도 평소에 소통 한 번 안 했고, 의장이 나간다고 다 따라 나가는 게 말이 되느냐. 청년들도 개인 시간 빼서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전시는 청년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국가가 제정한 법정기념일인 '청년의 날' 기간 일주일을 청년주간으로 지정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도 이장우 시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이택구 행정부시장이 참석했다.

지역 청년활동가 B씨는 "청년 정책 네트워크에서의 청년 참여가 기본 조례에도 제정될 만큼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면서도 "제안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장 등 집행하는 행정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다 보니 저희 같은 청년이 들러리 같은 느낌도 든다"고 털어놨다.

또 "(주요 인사들이) 청년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청년 정책도 더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며 "맨날 사정을 해서 답변(피드백)을 받는 과정이다보니 누구를 위한 청년 정책 제안인가라는 현타가 올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집권 기간 출범한 청년 참여 기구가 주도적으로 마련한 행사라는 점으로 인해 정치적인 문제가 결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행사 시기가 겹치면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지 못했던 것으로 청년 정책에 정파는 없다"고 선을 그은 뒤 "시의원들에게도 일반적인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해 벌어진 일로 생각된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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