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편하게 하라”…긴장감 떨어진 ‘비상’경제민생회의

조성민 2022. 10. 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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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주재하고 TV로 생중계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두고 정부가 현재 우리 경제를 '비상'상황으로 보고 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TV로 생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봤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경제를 위해 애쓰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장밋빛 전망만 하기엔 지금 우리 경제가 너무 위험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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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직접 주재한 80분간의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
‘금융위기’·‘삼중고’ 등 ‘비상상황’인데…분위기 가볍다 지적
尹 “긴장 말라”, 장관은 너스레…회의 끝나고 ‘인증샷’까지
“물에 빠진 국민이 허우적거리고 있는데…한가로이 뱃놀이”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주재하고 TV로 생중계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두고 정부가 현재 우리 경제를 ‘비상’상황으로 보고 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삼중고로 기업과 국민의 실물·체감경기가 ‘최악’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장관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정치쇼’가 아니라 “국민들께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구체적인 경제대책 기대한 국민 ‘실망’

윤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너무 긴장하지 말라. 국민께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하면 될 것 같다”며 “언론을 보니 제가 장관들 골탕 먹이려는 질문을 준비한다고 하는데, 여러분 얘기 잘 경청할테니 편하게 하라”고 당부했다. 토론을 앞둔 장관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웃으며 “금융지원을 먼저 해 달라”고 하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역시 “국토부 장관이 제 눈을 절절하게 보면서 돈 달라고 그러시는데 적극적으로 뒷받침해드릴 테니 많이 제대로 수주해오시라”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추 부총리는 “곳간 다 떨어지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회의는 최근 정부의 성과를 강조하고, 격려하는 장면들도 이어졌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차전지 산업의 업황이 아주 좋다”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우리 기업이 만드는 배터리를 받기 위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을 정도”라고 ‘자화자찬’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방산 수출 실적을 알리며 “10만개 일자리 창출과 38조원 생산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청와대 개방과 관련해 “국민 품속에 들어간 청와대라는 거대한 복합예술문화 공간을 관광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한류 콘텐츠 산업과 관련해 “K콘텐츠 수출이 가전제품과 디스플레이 수출을 추월했다”며 “전세계가 갈채를 보내는 K콘텐츠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지적보다는 중간중간 격려와 당부의 말을 주로 하는 모습이었다.

회의 종료 직후에는 이번 행사 실무를 담당한 김은혜 홍보수석을 비롯해 대통령실 직원들이 회의장에서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생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온라인 포털사이트 관련 보도에 달린 댓글에서는 성토가 이어졌다. '좋아요'를 많이 받은 댓글에는 “‘비상’경제민생회의라면서 웃음이 나오느냐” “대놓고 쇼를 한다” “이게 한 나라의 경제를 관장하신다는 장관들이랑 최고 권력자의 회의가 맞나 싶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실실 웃으며 알맹이 없는 정책만” 등 비판이 주를 이뤘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게 쇼가 아니면 뭔가”…야권 중심 비판 고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에 대해 “너무 한가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우 의원은 “비상경제회의라는 것은 비상한 상황을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어제는 각 부처별로 그냥 쭉 PPT 가지고 보고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런 걸 보고회라고 한다”며 “쇼하지 말라고 하고 나서 쇼를 해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또 “김진태발 자금 경색 가능성 대책을 내놔야지 무슨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얘기를 하고 있나”라며 “이렇게 경제를 모르는 대통령이 이렇게 회의를 진행하니 큰일 났구나 싶었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김진태 강원지사가 베트남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것과 관련해서는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채이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민들이 앉아서 방송을 지켜보게 만든 것 자체가 쇼”라며 민생경제 위기의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채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물에 빠진 국민들이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장관과 대통령이 옆에서 한가로이 뱃놀이하고 있는, 전혀 비상하지 않은 비상 경제 민생회의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 뉴시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국민과 기업이 지금 가장 듣고 싶은 것은 눈앞에 닥친 경제위기를 극복할 윤석열 정부의 의지와 전략인데, 그게 없었다”고 혹평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TV로 생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봤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경제를 위해 애쓰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장밋빛 전망만 하기엔 지금 우리 경제가 너무 위험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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