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댄 장관들…尹 “긴장 말고 국민에 진정성·솔직하게” 주문

김현주 2022. 10. 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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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생방송으로 진행된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재…시장·민간 중심 경제 활성화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생방송으로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2개 부처 장관, 금융위원장과 정부 차원의 경제활성화 추진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오후 2시 대통령실 2층에서 시작된 회의는 약 80분간 이어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짙은 남색의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를 차고 나온 윤 대통령은 "우리 장관들이 그동안 생각하고 준비한 (경제 활성화) 추진 전략들을 잘 말씀을 해주고, 우리 추경호 경제 부총리께서 정리도 할 것"이라며 "너무 긴장하지 마십시오"라고 장관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하시면 될 것 같다"며 "언론 보도를 잠시 보니까 제가 아주 우리 장관들을 골탕 먹일 질문을 던질 거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던데 오늘 여러분 말씀을 저도 국민과 함께 경청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회의는 추 부총리가 경제활성화 추진전략을 보고한 뒤 ▲주력산업 수출전략 ▲해외건설·인프라 수주 확대 ▲중소·벤처기업 지원 ▲관광·콘텐츠산업 활성화 ▲디지털·헬스케어산업 발전 방안 등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열띤 논의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성한 대통령실 안보실장도 참석했다. 두 사람은 우리 정부의 방산 수출 성과를 강조하며 'K-방산'의 신뢰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중동 지역과 유럽 지역에 원전과 방산 패키지 수출이 잘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 모든 부처가 산업부, 국방부를 중심으로 해서 협심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진행을 맡은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국방부 장관과 안보실장이 경제활성화 추진 전략 및 점검회의에 참석하신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생소할 수 있다"면서도 "경제부처 분들은 다들 든든하게 생각할 것 같다"며 방상수출 분야의 성과를 강조했다.

추 부총리의 "조만간에 부처 명칭도 국방과 산업이 결합된 국방부에서 '국방산업부'로 바꿔야 되는 것 아닙니까"라는 농담에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관련한 사회서비스산업부라고 봐야 된다. 그리고 국방부는 방위사업부고 돼야 되고, 국토교통부도 건설산업부, (혹은) 인프라건설사업부가 돼야 한다"며 "전부 국가 전략 산업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산업과 수출에 매진하는 부서라는 생각을 갖고 일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맞장구를 쳤다.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기재부를 향한 각 부처의 요청도 이어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 과정에서 더는 중국·인도 등 저임금 국가와 경쟁할 게 아니라 설계, 기획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려면 단순히 공사만 따는 게 아니라 금융 지원 내지는 투자도 같이 들어오라고 요구하는 경우들이 많다"며 "경제부총리님께서 해외건설에 대한 이 패키지 금융지원과 투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셔야 된다"고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국토부 장관께서 제 눈을 보면서 절절하게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하며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중심이 돼 안정적인 경쟁력 있는 금융 확보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민간의 자금이 벤처기업으로 많이 흘러갈 수 있도록 벤처투자펀드의 세제 지원을 보강해달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의 "재정 건정성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에서 아낌없이 지원해드리겠다"는 말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도 이 장관을 향해 "중기부 장관도 기재부에 강력하게 요청을 하셔서 세제 지원을 아주 대폭 이끌어내십시오"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관광산업 부활을 위한 세제 지원을 요청하자 추 부총리는 미소를 지으며 "곳간 다 떨어지겠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통해 정부가 아닌 시장, 민간 주도의 경제활성화를 강조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바이오 시장 점유율이 2% 정도밖에 안 되는데 향후 10년 내 약 두 자릿수로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백신이나 신약을 신속히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건가"라고 이 장관에 확인한 뒤 "기업이 해야지 정부에서 공무원이 운영을 해서 효과가 있겠나"라고 물었다. 정부가 이를 주도한다면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이 장관은 "일단 국가에서 마중물로 준비를 하고 그 다음에 기업이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회의가 끝나자 윤 대통령은 웃으며 "왜 이렇게 빨리 끝나나"라며 "부족하면 비공개로 더 해도 된다"고 농담을 던졌다.

윤 대통령은 "늘 각 부처가 긴밀히 협력하고 일해왔다"며 "가급적이면 국민과 함께 시간을 갖고, 국민이 제기하는 질문도 받아가며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촘촘하게 만들자"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민간 부분이 더 잘 뛸 수 있도록, 육상대회에 나가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좋은 유니폼과 더 좋은 운동화를 공급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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