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키워드

서울문화사 2022. 10. 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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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퍼, 안티 레더, 에코 백, 지속가능한 패션, 종이 빨대, 그레타 툰베리, 친환경 자동차 등 지금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들에 대한 짧은 댓글들.

 일러스트 커버 

<보그> 이탈리아 1월호 커버는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였다. 촬영으로 발생하는 환경 비용을 줄이겠다는 게 이번 커버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그림으로 대체한 패션 매거진의 커버는 의식 있는 행동일까, 모순일까?

● 의도는 좋지만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이라 판단이 어려움. 패션지의 수많은 사진을 모두 대체할 수 없는 일인 데다 표지 하나만으로는 실효성보다 상징성에 가까워 보임. 재활용 어려운 코팅지의 개선이 더 와닿을지도. WORDS 최호섭(IT 칼럼니스트)

●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차원에서 최근 사회 분위기를 의식한 일회성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림은 패션 매거진 사진의 대안이 아니다. WORDS 송보라(<보그> 디지털 에디터)

● 매거진 커버는 일러스트로 출발했다. 정으로 로고를 치면 더 신선해 보일까? 예쁘지만 지루하고, 비용 절감이란 말은 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수백 장의 사진 위에 그림을 올린 건, 포장지만 국산인 식재료가 국내산이라고 울부짖는 것 같아서. WORDS 오충환(프리랜스 에디터)

● 패션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보여주는 것과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일러스트 커버는 한 번으로 끝났지만, 그것을 왜 ‘보여줬’는지를 많은 사람들이 ‘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WORDS 성창원(포토그래퍼)

● 의미가 큰 시도라고 본다. 글로벌 마켓의 패션지는 화보 촬영에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데, 그 규모는 상상보다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편집장이 바뀌어도 이런 메시지와 움직임이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할 것이다. 떨어지는 수익을 커버할 만한 묘수가 필요하다는 뜻. WORDS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

● 어떤 모순? 그렇게 따지면 인간은 어떤 물건도 생산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닐까? 의식 있는 행동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암튼, 뭐든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가만있는 게 제일 나쁜 거잖아! CONTRIBUTING EDITOR 이우성

● 일회성 촬영으로 소비되는 것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면 일러스트로 대체할 게 아니라 그와 연관 있는 커버 촬영을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일러스트는 사진의 대체 분야가 아니다. WORDS 김영진(화가)

● 종이 매체가 영향력이 있던 시절에는 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매거진의 커버는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페이지다. 많은 매거진이 경영난으로 폐간을 면치 못하는 시대에 커버 매출을 포기할 용감한 매거진이 몇이나 될까? 그림으로 대체한 이미지에 돈을 지불할 브랜드가 몇이나 될까? WORDS 정진원(프리랜스 에디터)

● 캠페인은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계기를 만들려는 전략이다. 그림으로 대체한 커버는 글자만 적어놓는 슬로건보다 효과적인 방식이라 볼 수 있다. 모델의 사진만 올렸다면 그냥 지나쳤을 사람 중에서 일부라도 그 이유를 확인해보고 조금이라도 위기의식을 느낀다면 슬로건의 역할로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페이크 퍼 

모피에 반대하며 생겨난 페이크 퍼. 하지만 일각에서는 페이크 퍼 역시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얘기한다. 페이크 퍼는 지속가능한 소재일까?

● 페이크 퍼는 최근 가장 심각한 환경오염원으로 대두되는 미세 플라스틱을 유발하는 소재다. 굳이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털까지 만들어서 입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WORDS 송보라(<보그> 디지털 에디터)

● 페이크 퍼는 브랜드가 다정함을 포장하기 위한 어떤 지점. 가끔 친환경 마케팅이 먹어치운 테이블이 더 더럽다. 페이크 퍼라는 정서를 소비한 지 십수 년이 지났다. 가짜 털을 뒤집어쓴 사람을 보면, 언제든 진짜 퍼 속으로 돌진할 준비가 되어 있는 탐욕스러운 포식자 같다. 페이크 퍼가 지속가능하냐는 질문의 ‘지속가능성’도 이제 브랜드가 얼마나 더 오랫동안 같은 물건을 팔 수 있을까로 들린다. WORDS 오충환(프리랜스 에디터)

● 계속 모피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좋은 거잖아요. 이렇게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지와 의식이 지속가능한 것들을 만들어낼 거고요. CONTRIBUTING EDITOR 이우성

● 그렇다고 생각한다. 페이크 퍼가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이는 기술 발전으로 극복할 수 있다. 소재 사용 범위를 생각하면 오히려 페이크 퍼가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WORDS 김영진(화가)

● 페이크 퍼를 만드는 화학섬유 자체가 ‘친환경’ 소재가 아니다. 일반적인 합성섬유가 분해되려면 수백 년이 걸리는 것은 물론 염색과 가공 과정에서 화학 약품과 인공 원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결코 지속가능한 소재라 할 수는 없다. 윤리적 논란을 피해 가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환경문제에 있어선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WORDS 정진원(프리랜스 에디터)

● 모피는 동물의 윤리적 사용과 환경오염 양쪽에서 문제를 야기한다. 후자의 경우 2013년 세계은행은 유독성 금속 오염을 만드는 5대 산업 분야로 배터리 재활용, 납 제련 등과 함께 모피 산업을 꼽았다. 동물 털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수많은 화학 처리 공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생산에 소요되는 에너지도 천연 모피가 페이크 퍼의 15배쯤 된다고 한다. 페이크 퍼가 세상에 이롭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위 측면에서는 천연 모피보다 나은 걸로 보인다.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윤리 vs 경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제품들은 공정부터 유통까지 일반 생산 과정보다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따라온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념까지 가격으로 책정하는 건 당연할까?

● 윤리, 도덕성은 제품에도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개발, 설계, 디자인 철학 중 한 요소. 필요한 비용의 향상은 합당하다고 봄. 하지만 사회마다 가치관 차이가 있는데 특정 국가의 기준으로 세계를 재단하는 건 주의할 필요. WORDS 최호섭(IT 칼럼니스트)

● 환경보호를 위한 비용이 상승하고 그로 인해 최종 소비자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제가 상승하는 것과 동일한 논리로 이해한다. WORDS 송보라(<보그> 디지털 에디터)

●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서 가격만큼 정확하고 깔끔한 과정은 없다.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수순일 수도. WORDS 김성환(<오토타임즈> 기자)

● 필요하고 동의한다. 다만 원가를 낮추려는 시도와 노력이 병행될 거라고 믿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그 비용을 감당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WORDS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

● 당근. 그것조차 안 하면 인간이 스스로 ‘인간성’을 포기하는 거 아닐까?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아직 인간이 지구에 존재할 가치가 있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인간의 자존심을 지켜줘야지. 그 과정에는 돈이 든다. CONTRIBUTING EDITOR 이우성

● 물론이다. 모든 브랜드가 동참할 일은 아니다. 선택권이 늘어날 필요는 있다. 마트에 유기농 코너가 있는 것처럼. WORDS 정진원(프리랜스 에디터)

● 옷에 환경오염과 관련된 세금이 따로 붙느냐, 옷에 섞여 들어간 비용을 내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처럼 살면 비용 부담은 계속 커질 거고 후자의 민간 노력이 실패하면 전자의 정부 개입이 늘어나게 될 거다. 정부를 거치느냐 브랜드를 거치느냐의 차이다. 양쪽 다 추가 비용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안티 레더 

하우스 브랜드가 모피를 페이크 퍼로 대체하려는 실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가죽에 관해서는 비교적 미미한 편. 안티 퍼 이후에 안티 레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 현실적으로 어렵다. 패션에서 가죽의 쓰임새는 알려진 것 이상으로 방대하다. 현재 유통되는 인조 가죽은 진짜 가죽의 겉모습만 겨우 흉내낸 수준이다. WORDS 송보라(<보그> 디지털 에디터)

● 가죽을 그리 싫어할 필요가 있나? 소가죽 지갑을 열 때마다 인간이 아직 대지를 뛰어다니는 짐승 같기도 하고. 가죽에 로고까지 더하면 “난 문명화돼 있지만 위험한 놈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던데. WORDS 오충환(프리랜스 에디터)

●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큰 흐름이 아닐까. 오랫동안 인조 가죽 재킷을 사랑해온 나로서는 더더군다나. WORDS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

● 우선은, 가죽을 어떻게 얻는가에 초점을 맞춰서 그 과정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NTRIBUTING EDITOR 이우성

● 희귀 동물의 가죽을 사용한 제품 생산을 중단한 결정은 좀 더 조명받아야 한다. WORDS 김영진(화가)

● 가능할까? 그런 논의가 시작될 수는 있을까? 가죽은 인류의 가장 원초적이면서 본질적인 소재다. 가죽은 의복을 넘어 생활용품까지 사용 범위가 넓은 재료다. 육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실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소가죽과 양가죽처럼 가치 있는 도축의 부산물을 굳이 모두 폐기할 필요는 없으니까. WORDS 정진원(프리랜스 에디터)

● 안티 모피 캠페인은 의식 전환에서 꽤 성공을 거뒀다. 퍼-프리에 참여하는 브랜드가 늘어날수록 모피 의류에 대한 사람들의 미감 자체가 앞으로도 변화하게 될 거다. 또한 이 전선은 동물을 직접 이용하는 울, 다운, 실크, 가죽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비건 태그를 붙인 가방이나 지갑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데 안티 레더도 머지않아 더 큰 규모로 확대되지 않을까.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에코 백 

쇼핑백처럼 쏟아지는 에코 백은 과연 에코한가?

● 마케팅의 일환으로 남용되고 과잉 생산된다는 점에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WORDS 송보라(<보그> 디지털 에디터)

● 에코 백을 한 번 쓰고 버린 기억은 없다. 브랜드가 신발이나 가방 박스에 담겨 있는 더스트백에 끈이나 달아주면 좋겠다. 로고가 있어서 좀 더 많이 사용될 것 같은데. WORDS 오충환(프리랜스 에디터)

● 과유불급. 에코 백은 더 이상 에코하지 않다. 하나의 상품 수단일 뿐. WORDS 김성환(<오토타임즈> 기자)

● 에코 백은 일종의 상징이다. 그 상징 덕분에 환경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건 사실이고, 이제는 넘쳐나는 에코 백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도 확장된다고 본다. 에코 백의 재활용에 대해서도 많은 소비자가 고민하지 않을까. 결국 시간의 문제다. WORDS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

● 쏟아지는 쇼핑백이나, 비닐 백보다는 에코하죠. 옳은 방향이든 그른 방향이든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게 무조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ONTRIBUTING EDITOR 이우성

● 에코 백은 더 이상 에코하지 않다. 대부분 매일 써도 모자랄 양의 에코 백을 가지고 있거나 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WORDS 김영진(화가)

● 에코 백이 없는 사람은 있어도, 하나만 가진 사람은 없다. 일회용 봉투의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든 에코 백이 언제부터인가 패션 아이템이 되어버린 건 아닌지, 에코 백의 정의에 대해 고민해볼 문제다. WORDS 정진원(프리랜스 에디터)

● 에코 백은 계속 사용이 가능하니까 수량이 과다하게 인식되는 게 아닐까 싶다. 쓰지 않는 에코 백은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든가 재활용 제품으로 다시 만들어지길 기다리면 좋을 거 같다.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지속가능한 패션 

거금을 들여 재생산된 소재의 의상을 새로 사는 것 vs 소비를 자제하고 옷을 오래 입는 것. 지속가능한 패션이란 무엇일까?

● 옷을 산처럼 쌓아두고 입는 패션 에디터들이, “이걸 사면 10년은 입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옷을 구입하면 진짜 오래 입게 될 것이다. WORDS 오충환(프리랜스 에디터)

● 재생산되는 옷들이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후부터는 되도록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구입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총량을 줄이는 것이다. 리사이클 의류들은 결국 소비를 조장할 뿐 대안이 될 수 없다. WORDS 김영진(화가)

● 개념부터 모호한 지속가능한 패션은 확실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논제다. 재생산 소재를 만들고 다시 옷을 만드는 과정은 절대적으로 친환경일 수는 없으며, 결과적으로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소비를 자제하고 오래 입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친환경적인 생산 방법을 통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게 최선이 아닐까. WORDS 정진원(프리랜스 에디터)

● 둘 다 지속가능한 패션이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은 옷의 제작부터 활용, 그리고 폐기와 재활용으로 생태계를 만들려는 전략이다. 죽은 동식물이 세상에 널려 있지 않은 이치와 같다. 이런 사이클 속에서 재활용되는 건 늘어나고, 새로 만들어지는 건 줄어들 거라는 기대를 담는다. 고가의 재생산이든 오래 입는 거든 세상에 옷의 개수를 늘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고가의 재생산 의류는 유명 연예인 등이 입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문제를 환기하는 임무도 가질 수 있다.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종이 빨대 

커피전문점이 종이 빨대를 사용한 이후 매장 내 플라스틱 사용량이 70%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종이 빨대는 재활용이 어렵다. 영국에서는 맥도날드의 종이 빨대 도입을 반대하는 청원이 5만 건에 달하기도 했다.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의 완벽한 대체재일까?

● 특정 상황 외에는 빨대 자체를 쓰지 않는 게 제일. 스타벅스의 새 컵이 괜찮은 시도인 듯. WORDS 최호섭(IT 칼럼니스트)

● 완벽한 대체품은 존재할 수 없다. 종이 빨대가 재활용 가능해도 인간 문명은 분명 다른 걸로 바꾸고 싶어 할 테니까. WORDS 오충환(프리랜스 에디터)

● 완벽하지도 않고 (아직) 대체될 수도 없다. 종이 빨대도, 스테인리스 빨대도 욕 나올 정도로 사용감이 좋지 못하다. 빨대의 영역에서는 아직 종이와 스테인리스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없다. WORDS 성창원(포토그래퍼)

● 종이와 플라스틱 빨대 둘 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건 마찬가지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밖에 없지 않을까. WORDS 김영진(화가)

●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를 비교해보자면 둘 다 재활용은 어렵지만 앞은 썩지 않고 뒤는 썩는다는 차이가 있다. 종이 빨대가 완벽한 대안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거쳐가는 지점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 생활 밀착형 소비재는 결국 대중의 호오가 핵심이다. 종이 빨대는 재활용과 더불어 사용성 이슈가 겹쳐 있다. 쓰면 쓸수록 축축해지는 빨대의 불쾌함을 기술로 커버할 수 있는지, 플라스틱 빨대가 지닌 물성의 특징과 적절한 디자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변용하는지 여부에 미래가 달렸다. 대중이 심판할 것이다. WORDS 전종현(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 기업이 친환경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소비자의 욕구에 반해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도 종이 빨대는 매우 불편하다. 종이 빨대가 친환경이라는 말은 플라스틱 빨대보다 잘 썩는다는 우월성 때문인데, 대부분 소각장으로 간다고 하니 환경적으로 의미 있는 일인가 싶다. WORDS 문지영(프리랜스 에디터)

 성장 동력 

친환경 산업은 배터리, 농업, 조선, 금융 등 해당되지 않는 곳이 없다. 친환경 산업은 대한민국의 2020년대를 이끌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을까?

● 친환경, 지속가능성은 당연히 끌어 안아야 하는 책임. 다만 이를 ‘산업’이라는 이름의 ‘친환경 장사’로 이용하는 건 문제. WORDS 최호섭(IT 칼럼니스트)

● 친환경이란 말을 올바른 방향이라고 바꿔 부른다면, 별 문제 없다. 마치 기존의 모든 게 지구를 파괴하는 맹렬한 행위처럼 보이니까. 지난 시절 정부에 제출한 많은 문화 콘텐츠 기획안에 VR이 촘촘했다. 요즘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 거대한 흐름은 분명 존재하고, 친환경이 수식하는 산업은 이미 현재다. WORDS 오충환(프리랜스 에디터)

● 아주 강력한 성장 동력원이 될 것이다. 경제, 사회, 정치, 문화가 친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WORDS 김성환(<오토타임즈> 기자)

● 2020년에 친환경은 선택의 문제, 옵션의 대상이 아니다.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영역이고, 그걸 위해서 많은 걸 바꿔야만 하는 문제다. WORDS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

● 국가는 거대하고 비대해서, 이제 국가에 그런 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아무튼 성장 동력이 될 거라고 봅니다. CONTRIBUTING EDITOR 이우성

● 2020년대에는 불가능하다. 석탄 발전량이 독보적으로 높은 한국에서 친환경 산업은 앞으로 20년 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WORDS 김영진(화가)

● 친환경 산업은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분명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관 주도, 실적 위주로 진행하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거 같다. 또한 획기적으로 환경이 개선될 거라는 환상도 위험하다. 친환경적이지 않은 산업이 도태되거나 사회적 책임을 지게 될 건 확실해 보인다.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 친환경은 지극히 현실적인 시장 상황이다. 친환경으로 재편되는 구조, 새로 생겨나야만 하는 기술들, 사회의 요구를 파악하는 기업과 서비스의 탄생은 생존 동력이다. 친환경이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키워드라는 뜻이다. ‘Green or Red’ 피를 보지 않으려면 친환경밖에 없다. WORDS 전종현(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그레타 툰베리 

2019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그레타 툰베리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마크롱과 트럼프 등은 그녀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 수용하기 어렵다고. 과학자들도 그녀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주장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그녀의 과격한 주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 세상에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와 정보 같지 않은 정보가 그 반대만큼 가득하다. 옳고 그름만을 따지자면 잘못된 것을 주장하지 말아야 하겠으나, 그런 식이라면 바로잡아야 할 것이 이 현상만은 아닐 것이다. WORDS 성창원(포토그래퍼)

● 툰베리에 대해서 양자택일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그녀는 존재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고, 그 메시지는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툰베리를 평가하기보다는 그녀의 발언이 하나의 계기나 기점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툰베리 이후’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WORDS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

● 지금으로선, 문제 제기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이건 하나의 과도기적 현상이죠. ‘툰베리’라는 작은 개체를 통해 다양한 흐름이 더 많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급진적인 누군가 밟고 지나간 길 위로 더 정교하게 준비된 어떤 이들이 지나가겠죠. 그러니까 누군가는 아주 급진적으로 그 일을 해야 하는 거고요. 툰베리 역할은 그거죠. 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말하냐고 그녀에게 따질 게 아니라, 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니라고 인류가 자신에게 따져야죠. CONTRIBUTING EDITOR 이우성

● 정보 확산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중요한 건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는가다. 플랫폼의 진화만큼 사용자의 태도도 발전해야 한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인지 끊임없이 의심해봐야 한다. WORDS 김영진(화가)

●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북극 빙하가 녹기 시작하니까 북극에 국경이 닿아 있는 미국, 러시아, 덴마크 등이 북극의 경제적 이용을 두고 다툼이 시작되고 있다. 국가와 거대 기업은 빙하가 녹아서 사람들의 터전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변화하는 데 큰 관심이 없다. 그레타 툰베리 같은 과격한 환경보호주의자의 커다란 목소리가 더 많이 필요할 판이다.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 그레타 툰베리에게 옳고 그름은 중요치 않다. 그녀는 꽃놀이패다. 찬성 진영에서는 지구를 지키는 ‘어린’ 잔다르크고, 반대 진영에서는 물어뜯기엔 너무 ‘어린’ 마녀다. 그녀가 입을 열면 정치권과 매스컴, 환경단체와 각종 이익단체가 번개처럼 반응한다. 타고난 언변과 퍼포먼스, 그리고 트럼프와 세워놔도 꿀리지 않는 캐릭터까지 갖춘 그녀는 존재 자체가 상징적이다. 단 그녀의 유효기간은 한정적이다. 성인이 된 툰베리는 옳고 그름의 장에서 모든 영향력을 상실할 것이다. WORDS 전종현(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 위기를 인식해야 변화도 따르는 법이다. 그레타 툰베리는 문제 제기의 가치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 우리는 그녀의 주장이 과학적이냐 비과학적이냐, 옳고 그르냐를 따지기 전에 미래 세대가 직접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낸다는 사실 자체에 찬사를 보내야 한다. 이미 그녀로 인해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무수한 10대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WORDS 문지영(프리랜스 에디터)

 친환경 자동차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33%를 친환경차로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친환경 차량은 동급 모델보다 비싸다. 보조금 혜택 없이 친환경차를 구입하긴 어렵다. 인프라 확충도 다급하다. 정부의 친환경 신차 보급률 33%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 보조금의 명확한 인식이 필요. 고급차, 고가 차량에 대한 보조금이 아니라 환경 부담을 덜어주는 데 대한 지원금. 물론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없도록 사회적 합의는 필요. WORDS 최호섭(IT 칼럼니스트)

● 내 친구는 2030년까지 금연할 수 있을까? 실현되면 가장 좋겠지만, 실패하더라도 목표는 가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WORDS 성창원(포토그래퍼)

● 오히려 초과된다. 세계적인 강력한 규제에 맞춰 제조사가 친환경차만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강제적으로 내연기관차를 살 수 없다는 것이다. WORDS 김성환(<오토타임즈> 기자)

● 10년 남았다. 디지털 전화기가 보급되는 데도 그 정도 걸렸다. 기대해볼 만하다. 개인적으론 멋지지 않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의 디자인도 개선되길 바랄 뿐이다. WORDS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

● 이 상황에서 핵심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일까요? 어떻게 하면 그런 목표를 이룰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부의 노력은, 정부가 할 수 있는 나름의 노력 같습니다.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봅니다. CONTRIBUTING EDITOR 이우성

● 전기차 사용 인구가 늘고 있지만 중요한 건 내 주변에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치다. 교체 주기도 길기에 장점이 확실하지 않은 한 친환경차를 선택할 사람은 아직 많지 않을 것이다. WORDS 김영진(화가)

● 친환경 차량의 높은 가격도 생산이 늘어나고 대체가 가속화되면 많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상적인 목표만 세워놓고 소비자에게 제반 비용을 전가하는 건 좋지 않은 발상이다. 친환경 분야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그게 사회적 피로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지구 온난화는 더 빠르다. WORDS 박세진(패션 칼럼니스트)

● 신차 보급률 정책은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2022년부터 진정한 시작이다. 정부가 바뀌면 정책이 바뀌고 당근과 채찍도 바뀐다. 그때까지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의 전략도 계속 수정된다. 세상 쓸모없는 게 정부의 목표 수치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추려 선제 투자를 하는 게 그나마 33% 달성에 대한 현실적인 대비 아닐까. WORDS 전종현(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 전기차의 이점이 줄어들고 있다. 줄어드는 보조금, 배터리 화재 위험성, 엄청난 수리비도 거론되지만,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저렴한 유류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 한전이 전기차 충전 요금 특례 할인을 올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지금보다 2배 이상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WORDS 문지영(프리랜스 에디터)

Sustainability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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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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