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서 2008년 봉기 이후 최대 규모 시위…“우리는 집에 가고 싶다”

박세영 기자 2022. 10. 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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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이 제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3연임을 확정하고 폐막한 가운데 티베트자치구의 중심 도시인 라싸(拉萨)에서 대규모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당 대회 기간 동안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에서 "봉쇄가 아닌 밥을 원한다", "독재 반대" 등의 플래카드와 구호 등이 나온 데 이어 엄격한 통제를 해 온 티베트지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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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집에 가고 싶을 뿐이다’라고 자막이 입혀진 동영상 캡처. 더우인
지난 26일 오후 티베트 라싸 시내에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는 모습. SNS 캡처

2008년 최소 19명 사망한 티베트 봉기 이후 최대 규모 시위

수백 명에서 최대 3000 명까지 추산

대부분은 티베트족 아닌 외지에서 온 한족들

세달 째 봉쇄에 “집에 가고 싶다”

중국 공산당이 제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3연임을 확정하고 폐막한 가운데 티베트자치구의 중심 도시인 라싸(拉萨)에서 대규모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이 도시는 세 달 가까이 봉쇄되어 있었다. 당 대회 기간 동안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에서 “봉쇄가 아닌 밥을 원한다”, “독재 반대” 등의 플래카드와 구호 등이 나온 데 이어 엄격한 통제를 해 온 티베트지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더우인(斗音·틱톡의 중국 버전) 등 SNS에는 라싸의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며 경찰 및 공무원들과 대치하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 시위는 지난 26일 오후부터 시작돼 밤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시위를 벌인 사람들은 최소한 수백 명 그리고 많게는 3000명 까지도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규모는 지난 2008년 최소 1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티베트 봉기 사태 이후 최대다. 당시는 티베트 독립을 위해 티베트족이 일으킨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봉쇄에 불만을 품은 타지 출신 한족들이 주도한 시위다.

한 영상에는 수백 명의 군중들이 빽빽이 모여 있고 공무원들이 확성기를 들고 “진정하고 돌아가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동영상 촬영자가 사람들의 모습을 찍으면서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었다. 그리고 이 지역의 많은 사람들은 일을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다. 우리가 고향에서 할 수 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티베트어가 아닌 중국 표준어로 말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사람들의 시위 모습 위로 “우리는 집에 가고 싶을 뿐이다”라는 글자를 썼다.

라싸의 한 주민은 BBC에 “봉쇄조치로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해 시위를 보지는 못했지만 채팅방에서 영상들을 봤다”면서 “이들은 대부분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80일 넘게 갇혀 있어서 수입은 없는데 라싸 물가는 너무 비싸다”면서 “집세를 못내 쫓겨나게 생겼는데 봉쇄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도 막혀 있으니 막다른 길에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소수민족의 한족화를 추진하며 타 지역의 한족들을 티베트로 이주시키는 정책을 취해왔다.

한편 이 같은 영상과 게시물들은 중국 내 온라인에서는 빠르게 삭제됐지만 “오늘 밤 라싸에서 일어난 일” 과 같이 관련 검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싸는 지난 8월 말부터 봉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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