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협한 푸틴…“우크라에 무기 지원하면 관계 파괴할 것”

정의길 2022. 10. 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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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전문가들의 국제적 모임인 '발다이 국제 토론 클럽' 회의에서 "현재 우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한국을 적시해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기 지원을 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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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드미트리 아자로프 사마라 주지사를 만나 회담을 갖는 모습. UPI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전문가들의 국제적 모임인 ‘발다이 국제 토론 클럽' 회의에서 “현재 우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그 분야(군사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을 재개하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좋아할 것인가? 이 점을 주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협력을 강화하면, 한국도 좋을 것이 없을 것이니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러시아 대통령궁이 공개한 회의 발언록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와 같이 답했다. 푸틴 대통령이 한국을 적시해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기 지원을 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과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합의에 거의 도달했으나, 미국이 입장을 바꾸고 제재를 가했다고 비판한 뒤 이 문제를 거론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그동안 헬멧 등 군수물자와 인도적 지원을 하고는 있으나 살상 무기는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을 요청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 5월 한국에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탄약을 자국에 수출할 수 있냐고 문의했다. 캐나다의 155mm 탄약 수출을 국방부는 당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례적 발언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 토론 클럽’의 19차 연례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지배하는 세계는 끝난다”며 “세계는 2차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10년을 맞이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위험하고 피비린내 나는 게임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와 대화해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태도를 바꾸고 평화롭게 문제를 풀도록 미국이 신호를 주기만 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인도, 북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 의사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석유 감산 결정으로 미국과 관계가 벌어진 사우디와의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존중받아야 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경제 5개국 모임)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인도에 대해서도 “국제 문제에서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푸틴은 러시아의 핵무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에 대해 절대 언급한 적이 없다”며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때 한 연설에서 “러시아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핵보유국”이라고 말했고 이후에도 “대응 타격은 전격적일 것이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갖고 있다”는 등의 위협 발언을 해왔고,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핵 사용 우려가 나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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