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 두고 6·25전쟁 참전…故 장기수 일병 유해 신원확인

박응진 기자 2022. 10. 2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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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도 양양군 가라피리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국군 3사단 소속으로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던 고(故) 장기수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102기갑여단의 발굴병이 기초발굴을 하던 중 30㎝ 깊이에서 유해 1점을 최초 식별했고, 전문 발굴 인력이 투입돼 정밀발굴을 했지만, 추가 부위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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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가라피리서 발굴, 38선 최선봉 돌파 중 전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육군 102기갑여단 장병들이 고(故) 장기수 일병의 유해를 발굴해 약식제례를 지내고 있다.(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도 양양군 가라피리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국군 3사단 소속으로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던 고(故) 장기수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이 유해는 지난 2020년 5월 국유단과 육군 102기갑여단이 함께 발굴했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총 198분의 6·25전사자 유해 신원이 확인됐다.

고인은 경북 안동에서 3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던 고인은 1944년에 인근 마을에 살던 아내와 결혼해 슬하에 1남2녀를 두게 됐다.

이후 6·25전쟁이 발발하자 고인은 온 가족과 함께 영천으로 피난길을 떠났고, 피난 중이던 1950년 8월에 대구 소재의 제1훈련소를 통해 입대해 국군 3사단에 배치됐다.

고인은 최초 38선 돌파 작전인 '38선-원산 외곽선 진격작전'에서 전사했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전선을 낙동강에서 38선까지 회복한 국군은 10월1일에 38선을 돌파하면서 북진 작전을 시작했다.

고인이 소속된 국군 3사단은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후 방어작전 중이던 북한군 5사단을 격파했고, 양양을 점령하면서 '38선-원산 외곽선 진격작전'에 성공했지만 고인은 작전 중 전사했다.

2020년 5월 강원도 양양군 가라피리에서 발굴된 고(故) 장기수 일병 유해의 최초 식별 당시 모습.(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고인은 발굴 지점에서 다른 전사자와 함께 섞여 있지 않는 '단독유해'로 발견됐다.

102기갑여단의 발굴병이 기초발굴을 하던 중 30㎝ 깊이에서 유해 1점을 최초 식별했고, 전문 발굴 인력이 투입돼 정밀발굴을 했지만, 추가 부위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수습된 유해는 풍화작용으로 인해 뼈 양쪽 끝이 소실돼 성별·신장 등 생물학적 특성을 확인하는 것은 제한됐다. 그러나 정밀 감정을 통해 오른쪽 정강이뼈로 확인, 유전자검사를 통해 가족관계로 추정되는 유가족을 특정했다.

고인의 아들 장학모씨는 2014년에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했고, 해당 시료와 유해의 유전자를 정밀감식한 결과 부자관계로 확인됐다.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는 내달 3일 경북 안동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학모씨는 "국가가 할 일을 해주는 것 같아 고맙다"며 감사함을 표했다고 한다. 고인의 배우자는 2018년에 91세의 일기로 작고했다.

고인의 며느리 이방순씨는 "시어머님이 시아버님을 많이 기다리셨는데 지금이라도 찾았다고 하니 심장이 멎을 듯이 벅차다"며 "그동안 시아버님의 생일에 맞춰 제사를 모셨는데, 이제는 더 잘 모실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난다"라고 말했다.

국유단은 6·25전쟁에 참전했으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친인척이 있으면 국유단으로 연락하거나 보건소, 보훈병원, 군병원 등에서 실시하는 유전자 시료채취에 참여를 당부했다.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지만 거동 불편, 생계 등으로 직접방문이 어려운 유가족에 대해서는 국유단이 직접 자택 등을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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