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도 버림받은 카녜이...‘유대인 혐오발언'에 벽화 흑칠 테러

한현정 2022. 10. 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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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도심 예 벽화에 검정 페인트가 칠해졌다. 사진I시카고 선타임스
미국의 유명 래퍼 예(옛이름 카녜이 웨스트, 45)가 반(反)유대주의 발언으로 후폭풍을 맞은 가운데 그를 자랑스러워 하던 고향 사람들마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시카고 도심 서편(웨스트룹)의 신흥번화가 풀턴 마켓 지구 건물 벽에 그려져 있던 예의 상반신 벽화가 온통 검은색 페인트로 덧칠 돼 충격을 안겼다.

한 주민은 전날 누군가 이 벽화에 검정 페인트를 칠하는 것을 목격하고 SNS에 동영상을 올렸고, 벽화를 그린 화가 제이슨 피터슨은 이후 훼손된 벽화 사진과 함께 ”우리에겐 더 나은 롤모델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4.3m 높이의 벽화는 애초 시카고 웨스트룹 출신 예의 성공을 축하하고 뿌리를 강조하고자 그려졌다. 그를 향한 주민들의 사랑과 자랑스러움의 상징이었지만 최근 그가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자 분위기가 돌변한 것.

반 유대주의 발언으로 비판 받는 예. 사진I연합뉴스
래퍼 겸 프로듀서인 예는 유명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패션 디자이너로도 활동해왔다. 예는 최근 업계 동료 퍼프 대디(52)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반유대주의'라는 지적을 받자 트위터에 유대인 공격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그는 지난 24일 이 트윗에 대해 사과했으나, 25일 유명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2013년부터 9년간 지속해온 협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점점 더 거세지는 비난 여론 속에 예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됐다. 2016년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고,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연설을 했다. 이후 노예제도에 대해 ‘선택’이라고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2020년에는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에 대해 “플로이드가 마약성 진통제를 과다 복용해 사망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 발언으로 그는 지난 18일 플로이드의 유족으로부터 약 3568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순식간에 비호감으로 전락한 예는 지난 26일 인스타그램 계정의 사용 제재가 풀리자, '러브 스피치(Love Speech)'라는 제목으로 할리우드 최대 에이전시 '엔데버(Endeavor) '최고경영자(CEO)인 유대계 아리 이매뉴얼에게 쓴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그는 "난 하루 사이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잃었지만 아직 살아있다. 이건 (혐오 발언이 아닌) 사랑의 발언"이라며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신도 당신을 사랑한다. 내가 누군지를 결정하는 건 돈이 아니다. 사람들"이라고 적었다. 아리 이매뉴얼은 할리우드를 장악하고 있는 유대계 자본의 상징이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아리 이매뉴얼은 지난주 경제전문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각 기업에 카니예와의 관계 단절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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