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민·해은·현규가 어쨌다고?"…남 이야기 '환승연애' 왜 터졌을까[SS연예프리즘]

심언경 2022. 10. 2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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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예능 전성시대다.

각 방송사가 너도나도 시류를 따라 편성한 신규 연애예능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가운데, 연애예능 대유행의 출발점으로 통하는 티빙 '환승연애'만은 독보적인 화제성을 자랑해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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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연애예능 전성시대다. 이젠 단순히 미혼남녀가 한데 모여서 짝을 찾는 것을 넘어서, 같은 방에서 동침을 하거나 서로를 체인으로 결박한다. 전 연인 앞에서 새로운 이성과 핑크빛 기류를 풍기고, 관계 판도를 바꿀 만한 비밀을 지닌 채 아슬아슬한 썸을 타기도 한다.

갖가지 변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눈에 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각 방송사가 너도나도 시류를 따라 편성한 신규 연애예능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가운데, 연애예능 대유행의 출발점으로 통하는 티빙 ‘환승연애’만은 독보적인 화제성을 자랑해 이목을 끈다.

‘환승연애’는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연애를 되짚고 새 인연을 마주하며 자신만의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연애 리얼리티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시즌2는 지난 7월 15일부터 방영됐으며, 28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15주 연속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고, 10월 기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오리지널 최초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한국갤럽 제공) 20위를 차지했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날것의 출연진’이다. 론칭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제목부터 거북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공개 직후 이러한 분위기는 반전됐다. 시청자들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진심을 다하는 출연자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사랑 앞에서 때때로 서툴고 찌질한 이들에게서 자신을 발견하며 ‘과몰입’을 호소하기도 했다. 출연자들이 흡연 중 깊게 나눈 이야기까지 덜어내지 않고 담아낸 제작진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무엇보다 타 연애예능과 달리 참가자들의 얼굴과 몸매가 아닌 감정선에 집중하고, 침대를 공유하는 등 자극적인 설정에 기대지 않는다는 점에서 점수를 높이 샀다. 제작진은 X룸 등 출연진의 관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치를 군데군데 넣어 재미를 배가하는 것을 택했다. 간결하지만 참신한 구성은 위험 부담에 비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비연예인 리얼리티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을 끌어냈다.

설렘을 비롯해 다채로운 감정을 환기한다는 점도 ‘환승연애’만의 특징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27일 스포츠서울에 “‘환승연애’는 전 연인과 함께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 상황에서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전 연인에 대한 미련과 질투, 새 인물에 대한 설렘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연애 중 겪어봤을 감정과 굉장히 유사하다. 시청자 스스로 상황에 이입하면서 추억에 젖거나 기대감과 설렘을 가질 수 있게 유도한다”며 “다수의 연애 프로그램이 단순히 설렘 혹은 현실성을 자극한다면 ‘환승연애’는 시청자가 느낄 수 있는 연애의 모든 감정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돋보인다”고 전했다.

‘환승연애’의 인기를 통해 주 시청층인 MZ세대가 유독 ‘솔직하고 공감되는 서사’에 열광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여행 예능이 쏟아졌지만 화제성은 기대보다 저조했다. 시대의 흐름에 적합한 소재였음에도 젊은 시청자들이 외면한 이유는 공감할 만한 포인트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꾸며지고 가공됐다는 인상을 주는 스타들보다는 다듬어지지 않았다고 여겨지는 비연예인들이 보편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다루는 예능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며 “그리고 ‘환승’이라는 설정이 묘한 판타지를 형성하지 않나. ‘환승연애’는 이런 점을 잘 파악했다. ‘사실 나도 해보고 싶었는데’ 혹은 ‘이랬으면 어땠을까’ 등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생각을 현실로 끄집어낸 자체가 공감 요소”라고 분석했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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