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논란작 '테이크원'? 처음부터 그런 건 없었다

오지원 2022. 10. 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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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후 청와대 무대 특혜 의혹·유희열 표절 등 다수 논란 불거져
논란에만 가려지기에는 아쉬운 무대·서사가 주는 감동

넷플릭스의 첫 국내 음악 프로젝트는 야심차게 막을 올렸다. '세계적인 OTT의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에 맞게 이 작품은 "가수들이 죽기 전 단 한 곡의 무대를 한다면?"이라는 거창한 질문을, 그에 걸맞는 거대한 규모로 내보였다.

'테이크원'은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생애 가장 의미 있는 단 한 번의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 음악 쇼다.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씨부터 그룹 악뮤, 가수 임재범 씨, 박정현 씨, 비 씨, 유희열 씨, 그룹 마마무 등이 각자 꿈꿔왔던 무대를 역대급 스케일로 선보였다.

'다 쏟아부었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무대들이 매 회차에 펼쳐진다. 악뮤는 약 200명의 댄서, 비행기, 스카이다이버들까지 한 곡의 무대를 위해 동원했고, 박정현 씨는 바지선을 한강에 띄워 그 위에서 노래를 불렀다. 임재범 씨는 오랜 시간 길어왔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재개발 지역 아파트 옥상에 무대를 꾸몄다.

"사실 제가 보고 싶어서 만드는 무대거든요." 악뮤 이찬혁 씨는 '테이크원' 무대를 준비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테이크원'에 출연한 가수들은 후회를 남기지 않을 단 하나의 무대에 자신의 꿈을 쏟아부었다. 이 무대에는 그들의 꿈, 바람, 희망이 있다. 제작진은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진심을 다하고, 꿈이 현실이 된 무대는 '역대급 스케일'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런데 '테이크원'은 꿈의 무대를 현실에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도 전에 '논란작'의 꼬리표를 먼저 달았다.

유희열 씨의 표절 논란은 '테이크원'이 마주한 첫 난관이다. 지난 3월 '테이크원'은 모든 촬영을 마쳤으나, 공개를 기다리고 있던 중에 유희열 씨의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유희열 씨의 음악을 둘러싼 표절 의혹이 여름 내내 그의 여러 히트곡으로까지 번지며, 유희열 씨는 모든 방송에서 하차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또, '테이크원'은 비 씨가 '꿈의 무대'로 고른 장소가 청와대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두 번째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 8월 청와대에서 촬영된 보그코리아 화보가 논란이 되면서 비 씨의 '테이크원' 무대는 날선 비판, 특혜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아야 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테이크원' 김학민PD는 "수많은 분들이 얽힌 프로젝트이다 보니, 하나의 이슈로 인해서 이 프로그램을 내리는 선택을 할 수는 없었다. 넷플릭스에서도 지양하는 바"라며 유희열 편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비 씨의 청와대 무대 설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사고와 논란 없이 진행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청와대 보전 문제 등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역시 비 씨의 청와대 공연이 허가된 것은 특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논란의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테이크원'에는 가수들의 진심을 담겼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 단 하나의 무대에 대해 갖는 그들의 마음과 태도, 그리고 이야기를 음악 팬들에게 울림 있게 전한다.

유희열 편은 여러 히트곡 중 단 한 곡을 뽑기 위해 보컬들이 작은 경연을 벌이는 스토리로, 비 편은 청와대라는 공간에서 어떻게든 웅장한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사활을 건 그의 열정 어린 도전기로 이야기를 완성했다.

논란의 두 회차 뿐만이 아니라, 임재범 씨는 가족을 떠나보낸 아픔으로 오랜 시간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던 그가 길어버린 머리를 자르고 다시 무대에 서는 재기의 스토리를, '레전드 보컬리스트' 박정현 씨는 그간 마음 속 숙제처럼 아쉬움이 남았던 곡을 성공시켜내는 이야기를 대중 앞에 꺼내놨다. 이 과정에서 지난 추억의 음악 이야기를 함께 톺아보는 것도 음악 팬들에게 울림을 선사한다. 결국, '테이크원' 무대가 주는 감동은 이 이야기들로 인해 비로소 완성된다.

프로그램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건 물론 아쉽다. 그러나 그런 논란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무대를 보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는다면 그 또한 아쉽다.

[사진제공 = 넷플릭스]

YTN star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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