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상) 서범준 "긴 호흡의 '현재는 아름다워', 성장하는 계기 됐죠"

현혜선 기자 2022. 10.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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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범준이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서울경제]

배우 서범준이 신인 등용문이라는 KBS 주말극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긴 호흡의 회차를 촬영하는 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고, 인간적으로도 성숙하는 발판이었다. 밝고 긍정적인 그는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장점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길 꿈꾼다.

KBS2 '현재는 아름다워'(극본 하명희/연출 김성근)는 연애도 결혼도 기피하는 시대, 나이 꽉 찬 이가(家)네 삼 형제 이현재(윤시윤), 이윤재(오민석), 이수재(서범준)이 집안 어른들이 내건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서범준이 연기한 이수재는 삼형제 중 막내로 단순하고 좋은 게 확실한 인물이다. 결혼 프로젝트에 걸린 아파트 이야기를 듣고, 아파트를 팔고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나유나(최예빈)에게 동업을 제안한다.

서범준은 오디션을 보고 '현재는 아름다워'에 합류하게 됐다. 3차까지 진행된 오디션 속에서 그는 수재 그 자체로 임했고, 당당히 캐릭터를 쟁취했다. 최종 오디션인 줄 알고 갔던 자리에서 김 감독에게 "수재로 한 번 살아보자"는 말을 듣게 됐고, 서범준은 벅참과 설레는 감정을 느끼며 기뻐했다.

"감독님이 왜 저를 캐스팅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씀해 주시지 않았어요. '처음 들어올 때부터 수재 같았다'고 하시더라고. 조감독님은 '눈이 정말 좋은 배우'라고 얘기해 주셨어요. 오디션은 전체 대본이 아닌, 일부를 두고 보잖아요. 그래서 당시에는 수재가 왜 이렇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알지 못했고, 제가 상상을 많이 하면서 연기했어요. 아마 이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웃음)

배우 서범준이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이후 전체 대본을 본 서범준은 제일 먼저 결혼하는 형제에게 아파트를 준다는 소재가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와 대본에 빠져들었다. 점점 읽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부터는 가족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인 만큼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고. 철없는 수재의 모습을 보고는 '왜 이럴까?'라는 생각이 들어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수재는 활동적이고, 한 번 결정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친구예요. 저도 그런 편인데, 속도가 달랐죠. 수제는 한 번 정하면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속도가 엄청 빠른 반면, 저는 고민도 하고 걱정하는 시간이 좀 길어요. 속도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비슷한 점은 살가운 편이라는 거예요. 수재가 철은 없지만, 집에서 사랑도 많이 받고 애교가 많잖아요. 저도 그런 편에 속합니다."

"싱크로율을 따지자면, 비슷한 듯 달라요. 그런데 저는 그냥 100%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려고 했어요. 선생님들이 '이제 어차피 수재는 서범준이고, 다른 사람이 수재가 될 수 없으니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말에 힘을 얻어서 수재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배우 서범준이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현재, 윤재, 수재 삼형제 케미는 평상시 윤시윤, 오민석, 서범준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완성됐다. 다 같이 운동을 하면서 우애를 다진 이들의 케미는 화면을 뚫고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됐다.

"헬스, 복싱도 같이 하고, 당일치기로 어딜 다녀오곤 했어요. 이게 분명 윤시윤, 오민석, 서범준의 추억이지만 윤재, 현재, 수재의 추억으로 쌓이더라고요. 굉장히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그 케미가 충분히 나올 수 있었죠. 일상생활도 저희 모습 그 자체였어요. 장난도 많이 치는데, 극중 현재와 윤재가 수재를 놀리는 만큼 형들이 저를 많이 놀리는 편이거든요. 항상 대기실에서 절 놀리려고 준비하고 있는 형들을 보면 즐거워요."

"현장 분위기는 정말 유쾌했어요. KBS 대기실을 다 같이 쓰는데도 불편한 거 하나 없을 정도로 화기애애했죠.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까지 함게 어울리면서 재밌게 찍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앞장서서 장난도 많이 쳐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웃음)

편안한 분위기는 자유로운 애드리브로 이어졌다. 윤재, 현재, 수재가 모이면 애드리브가 저절로 나왔다고. 서범준은 윤시윤과 오민석의 애드리브를 보면서 웃음이 많이 터졌다고 말했다. 서범준은 "마지막 대사까지 한 후의 모습들은 대부분 애드리브였다. 대사가 아니더라도, 작은 행동 등 애드리브가 들어간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로맨스 호흡을 맞춘 최예빈과의 케미도 최고였다고. 밝고 열정적인 두 사람이 만난 만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색함도 없었다. 자주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대본도 같이 읽으면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서범준은 최예빈을 두고 "내 첫 로맨스 파트너다. 정말 최고였다"고 칭찬했다.

이처럼 서범준은 긴 호흡의 주말극을 끝내면서 배우로 한 단계 도약했다. 신인들의 스타 등용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KBS 주말극. 서범준은 그 안에서 선배들의 연기를 어깨너머로 배우고, 함께 호흡하고 발맞춰 걸으면서 한 층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50부작이기에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어요. 다시 앞 회차를 되돌아보면서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스스로 고민도 많이 했죠. 워낙 기니까 앞 부분이 흐릿해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사진첩 꺼내보는 것처럼 제 모습을 다시 찾아보고, 다음에는 방향을 바꿔서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 서범준도 성장했지만, 인간 서범준도 많이 변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제가 걱정도 많고 뭔가 한 가지를 시작할 때 굉장히 오래 걸리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형들이 무언가를 해보자고 제안하면, 당일치기로 바로 여행 갈 정도로 바뀌었어요. 원래 다음 날 촬영이 있으면 대본만 보는 성격이었는데, 대본만 바라보고 있다고 연기를 잘하게 되는 게 아니란 걸 배웠어요. 함께하는 시간 자체에서 많은 게 나올 수 있었죠."

서범준이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연극영화과를 준비하던 누나를 따라 연극과 뮤지컬을 본 그는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에 매료됐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세계가 깨지고, 다른 세계에서 오는 신선한 충격에 푹 빠진 그는 입시 준비를 시작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캐릭터를 연기할 때 다 다르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여기 나왔던 배우가 이 배우야?'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으면 합니다. 또 제가 웃음이 많은데,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웃음)

배우 서범준이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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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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