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판·10차로 건너 2㎞ 떨어진 학교 가라고? vs 초과밀학급 안돼"
교육청 "다양한 방안 검토 중…입주 전 협의 마무리 추진"
(서울=뉴스1) 김정현 유민주 기자 = "집 앞 초등학교를 둔 채 저학년들을 2㎞ 떨어진 학교로 보내버리고, 매일 실어나르라니… 자기 자식 아니라고 위험한 등굣길을 강요하는게 말이 됩니까?"(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
"안 그래도 학교 공간이 부족한데 신혼희망타운 입주자 자녀들까지 입학하면 학급당 인원수가 너무 많아져요. 기존 학생들 학습권도 생각해야죠."(율현초 재학생 학부모)
서울 강남구 자곡동 율현초등학교가 인근 주민들 사이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오는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하는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수서 신희타) 자녀들의 입학을 둘러싸고 지역 학부모들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학교가 발표한 '초과밀학급' 전망 수치를 이유로 기존 학부모들이 입학을 반대하고 나서자, 수서 신희타 입주예정자 중 초등학생 자녀를 둔 예비학부모들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기존 학부모 "현재도 공간 넉넉지 않아…교육의 질 떨어질까 우려"
당초 신희타 지구 내에는 초등학교 신설을 위한 부지가 마련돼 있었지만 교육청의 신청에도 불구하고 학교 신설이 부결됐다. 이로 인해 수서 신희타 입주자들의 초등학생 자녀들 초등학교 배정 문제가 발생했고 입주 예정 학부모들은 지구에서 약 200m 떨어진 율현초로의 입학을 희망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율현초와 인근에 거주하는 기존 학부모들이 '학급당 인원 수가 많아진다'는 이유로 수서 신희타 입주민 자녀들의 입학을 반대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율현초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현재도 율현초는 수업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며 "갑자기 수백명이 더 들어온다면 특별 교실 공간까지 일반 교실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율현초는 지난 6일 학교장 및 기존 학부모, 서울시교육청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고 학급당 학생이 최대 35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현재 교육부의 과밀학급 기준은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 이상인 학교다.
이에 '과밀학급'화를 우려하는 기존 학부모회는 서울시교육청에 수서 신희타 입주민 자녀들을 수서초등학교로 배치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과밀교실 반대한다고 이웃 자녀 안전 경시하는 방안을…납득 안돼"
수서 신희타부터 수서초까지는 구역별로 약 1.5~2㎞ 떨어져 있다. 수서 신희타에서 수서초까지 가는 길은 교통량이 많은 10차로인데다, 현재 운정~동탄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 공사가 진행 중인 탓에 상습적으로 교통체증도 발생하는 구간이다.
수서 신희타 입주예정자 관계자는 "(기존 율현초 학부모들은) 1~2학년 저학년 초등학생 240명을 셔틀버스 10대에 태워 매일 실어나르면 된다고 요구 중"이라며 "과밀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다른 이웃의 자녀의 안전을 경시하는 방안을 내놓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입주예정자 측은 "저학년 및 고학년을 임의로 줄인 수치로 2~5학년에서 초과밀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갈등의 시발점인 '학급당 인원 수가 최대 35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수치부터 잘못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 측에서 주민센터 등록 학령인구와 수서역세권 A3 지구 입학예정자 수치에 기반해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1~2 학급만 늘리면 전 학년에서 학급당 학생 수는 30명 이내로 가능했다.
이들은 "수서 신희타 내부 설문조사 결과 약 10%의 학생들은 국제초·사립초·부모님집 부근 학교 입학 등을 이유로 율현초에 입학하지 않겠다고 밝혀 실제로는 더 줄어들 것"이라며 "지난 2020년 3월 기준 공지된 자료에 따르면 율현초는 학급당 29명을 수용해 교육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신희타 입주를 앞두고) 학급당 인원수 25명 이상이 불가한 것으로 단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내년 '초과밀' 학급 추정치 공개한 율현초…산정 기준은 '답변 거부'
<뉴스1>은 율현초가 개최한 간담회에서 제시한 수치의 근거에 대해 문의했지만, 율현초 측은 "현재 어떤 언론 대응도 하고 있지 않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학교가 지역 주민들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선생님 입장에서는 학급 담임이 됐을 때 당연히 학급당 학생수가 적을수록 관리가 편하다"며 "학급당 학생수가 늘어나는 것은 선생님 입장에서 별로 반갑지 않은 일"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한 율현초 학부모도 "모든 기존 학부모들이 신희타 아이들의 입학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며 "(기존 학부모들에게) 이 사안이 알려진 지 이제 일주일쯤 됐는데 일부 목소리 큰 사람들의 의견이 대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율현초에서 제시한 데이터는 학교 측이 산정한 수치"라며 "정확한 데이터는 아닌 추정치이며, (입장에 따라) 추정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율현초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다양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지난 24일 교육청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으며, 앞으로도 양측의 입장을 수렴해 내년 초 (수서 신희타) 입주 전까지 협의가 마무리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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