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3기]⑤내부 통제 강화 전망…'전체주의 국가화' 비판도

김정률 기자 2022. 10. 2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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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에 '시진핑 수호' 내용 넣으며 당과 시진핑 동일시
1인 천하에도 만족 못해…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 분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 새 최고 지도부와 함께 입장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시진핑 집권 3기, 중국 공산당은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마오쩌둥 이후 첫 3연임 고지에 오른 시 주석 통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한편, 산발적으로나 나오는 반발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하지만 시 주석의 이런 행동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권위주의 국가에서 전체주의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과도한 중앙 집권화를 비판하는 것이다.

이런 시 주석의 주된 행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 주석과 당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당헌격인 당장(黨章) 개정안을 공개했다. 개정안 제1장, 3조의 당원의 필수 의무 항목에 두 개의 수호'(兩個維護)가 포함됐다.

두 개의 수호란 "시진핑 총서기의 당 중앙 핵심, 전당 핵심 지위를 결연히 수호하고,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 통일 영도를 결연히 수호한다"는 내용이다. 집중 영도 통일은 시 주석 집권 중국 지도부의 운영 원칙으로 지난 25일 열린 첫 지도부 회의에서도 강조된 바 있다.

9600만 공산당 당원에게 시 주석의 핵심 지위를 수호하라는 명령을 내린 셈이다.

또 부패 척결이라는 수단을 통한 일종의 공포정치도 지속하고 있다. 집권 이후 부패 척결을 통해 정적을 제거한 시 주석의 권력 강화는 집권 3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과 정치국원을 측근 일색으로 배치한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대회 첫날 "부패는 당의 생명력과 전투력을 위협하는 최대 악성 종양이며, 부패 척결은 가장 철저한 자아혁명"이라며 하면서 계속해서 부패 척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미 정적은커녕 후계자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부패 척결을 지속하는 것은 내부 충성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언제든 반발 목소리를 낼 경우 제거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하는 한편, 빈자리가 생기면 여기에 들어가기 위한 충성 경쟁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시 주석의 이런 행동을 두고 '적색구역'(Red zone), 즉 핵심권력에서만 독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지배력은 영국, 미국보다 훨씬 통일돼 있다고 평가했다.

24일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새 정치국 상무위원회 관련 신문보도가 나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엘리트들을 인용해 시 주석의 당대회 연설은 중국이 자유화와 반대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히 했다며 개혁·개방보다는 모든 이데올로기적, 지정학적 도전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때 중국의 이론가로서 당 간부를 교육하는 중앙당교 교수를 지낸 차이샤는 NYT에 중국이 "테러와 이데올로기를 통치하는 전체주의 국가로 가고 있다. 후퇴의 시대"라고 했다.

그는 "2018년 시 주석이 당헌을 고쳐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한 것을 보고 희망을 잃었다"며 "중국의 지난 10년은 경제 후퇴와 이념 투쟁으로 점철된 10년"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최근 트위터에서 시진핑 집권 3기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서쪽의 북한(西北韓)"이라고 불린다고 했다. 실제 트위터에서는 "중국 공산당은 멸망했다. 서쪽의 북한 노동당으로 변했다. 줄여서 '시 라오(西勞·서쪽의 노동당), 시 라오(習老·시진핑은 늙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런 중국에 대한 비판은 소수의 발언일 수 있지만 시 주석 1인에 대한 권력 집중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볼 수 있다.

중국 공안요원들이 14일 지난 13일 시위가 벌어졌던 베이징 시통대교를 순찰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시 주석의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과거와 달리 중국의 경제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함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샤오캉 달성 등 탈(脫) 빈곤에 주력하며 내부 결속을 다질 때와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사흘 앞둔 시점에 한 남성은 베이징 시퉁대교에 올라 "제로코로나 정책이 아닌 삶, 계엄령 봉쇄가 아닌 자유, 존엄성, 문화 혁명 아닌 개혁, 독재 아닌 투표, 노예 아닌 시민"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중국에서, 그것도 시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내부 감시가 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목숨을 건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이 '브리지맨' 사건은 중국 곳곳과 전 세계에 퍼진 중국인들의 결속을 다지는 매개가 됐다. 최근 SNS 상에서는 중국으로 추정되는 화장실에서 브리지맨의 메시지를 적은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시위가 보여주듯이 지난 10년 간 쌓여온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그만큼 지난 몇 년간 시 주석이 국내에서 민족주의를 부추겨 온 탓에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을 직접 표현하는 이들이 많지는 않았다.

통제가 있는 상황임에도 그렇게나 많은 학생들이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 행동에 나섰다는 사실은 시 주석의 10년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널리 퍼졌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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